Page 91 - 전시가이드 2025년 11월 E-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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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il : cr
                                                           접수마감-매월15일
                                                                      E
                                                                                     t  문의 0
                                                                                               4
                                                                                                7 (이문자 편집장)
                                                                                               7
                                                                                         10-6313-
                                                                                              2
            미리보는 전시                                        접수마감-매월15일  E-mail :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나는 '어디'로 가고 있다_지름12inch_on canvas mixed media_2025




                                2025. 11. 28 – 12. 10 갤러리내일 (T.02-391-5458, 새문안로 3길 3)





                                                            써본 후로는 절대 포기하고싶지 않아 서양화를 선택했고 감사하게도 그 누구
             농 담(짙을 농 맑을 담 濃淡 / 희롱할 롱 말씀 담 弄談)              의 영향도 받지 않고 영롱한 색들로 내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요 몇년간 외국
                                                            의 유화를 볼 일이 많았다. 그 작품들이 태어난 그 지역을 다니면 나도 수백번
            채현교 초대전                                         의 밑칠과 덧칠을 하며 배어나오는 그 깊은 색의 무게를 표현하고 싶어서 유
                                                            서깊은 화방에서 유화도구를 들었다놨다 하다가도 다시 내가 사는 곳으로 돌
                                                            아오면 물통에 붓을 휘적휘적하며 색을 골라가며 농담을 품은 수채화를 그린
            글 : 채현교 작가노트                                    다.  하늘색부터 공기의 색까지 다른 자연환경은 두터운 유화와 박할정도로
                                                            얇게 흡수시킨 수묵화의 자연발생을 짐작할 수 있을것 같았다. 비록  먹이 아
            요즘 없는 짬을 내어 읽고 있던 책들이 농담에 관한 책들이었다. 큰 의미가 늘     닌 물감이지만  물로 풀어가며 붓과 캔버스가 서로 희롱하듯 흘리고 찍고 바
            있지 않지만 보잘것없는 개인사를 희화화 하거나 사소한 잘못을 뭉개거나 남        르고 말린 뒤  그려낸 농담 가득한 결과물은 시선에 지루하지않는  여행을 시
            을 응징하기위해 슥 던지는 농담을 보면 동음이의어인 물감이나 맛 등의 진        켜준다. 짙은 색앞에 잠시잠시 멈춰가며 연한색을 따라 구석구석 보다보니 사
            하기와 연하기의 농도를 나타내는 농담 濃淡 이 자꾸 떠올랐다. 뜻이 다른데       람 사이의 농담이 생각난다. 정확한 표현의 전달만을 위한 건조한 대화 사이
            묘하게 비슷하다. 그림을 배우던 시절 여러가지 예쁜 물감들을 섞고 겹쳐가        에 알아들어도 좋고 못알아들어도 상관없는 농담이 끼면 웃음도 주고 오해도
            며 공간도 만들고 부피도 표현하고 무게도 실어주다보면 물감을 짜면서 느낀        생기고 갈등도 생기며 에피소드를 만들어준다.
            색에 대한 나의 감정이 거의 반영되지 않아서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전공을        실없는 우스개 소리를 주고받는 가운데 뼈 있는 말과 가시 돋은 말을 슬쩍슬
            정할때 동양화전공 선생님께서 동양화의 세계적 비젼까지 말씀하시며 나는          쩍 끼워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농담弄談과  작품 속 재료로 표현된 농담 濃
            꼭 동양화를 해야한다시며 화까지 내셨는데 외할머니께서 친지를 뵈러 외국         淡은  비슷한 역할이 아닐까?
            에 다녀오시며  손수 사다주신 수십가지의 새로운 수채화 물감의 그 색들을         나는 오늘도 물에 푼 물감과 실없는 소리들로,  두 농담 사이를 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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