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4년 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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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권병준 작가

        편견을 배제하고 사운드를 중심으로 개념과


        영역의 융합을 추구하다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싸구려 인조인간의 노랫말(로봇 야상곡)_1hr_2020 (PLATFORM-L에서 공연된 로봇만을 이용한 극장형 라이브 퍼포먼스) (사진: 박태호)









        국립현대미술관의  중요  전시  기획  중  하나가  바로  기존의  <올해의  작가  그간  권병준  작가의  전시가  ‘권병준,  소리가  뻗는  길을  만드는  자’(김종
        >(Artist of the Year)를 이어받아 2012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올해  혁/2010/엘리스온), ‘내 안의 수많은 나를 찾아서…. 권병준 ‘이것이 나다’ 퍼
        의 작가상>(Korea Artist Prize) 제도이다. SBS문화재단과 국립현대미술관  포먼스’(양다영/2019/한호일보), ‘예술과 기술의 최전선에서 공명하는 따뜻한
        이 공동 운영하는 이 전시는 올해의 작가를 선정한 뒤 전시를 개최하고 최종       소리’(조은아/2020/아르떼 365) 등의 타이틀로 소개된 것으로 미루어 작가
        수상 작가를 발표하는 루틴을 넘어 2023년에는 미술관을 찾는 대중들이 보       의 작품에 담긴 핵심 요소는 사운드, 퍼포먼스, 테크놀로지가 디폴트임을 파
        다 광범위하게 동시대 미술을 접할 수 있도록 작가의 신구 작품 전시와 더불       악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요소들도 전시마다 서로 다르게 컨셉화되어 작
        어 공개 워크숍 등 다채로운 운영을 마련하여 기대감을 부추긴다. <올해의 작      가가 관심을 두고 일관성 있게 지향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기가 어려웠다.
        가상 2023>에 출품한 권병준, 갈라 포라스-김, 이강승, 전소정 등 작가 4인의   그럼에도 작가의 전시에는 무언가 ‘여백’과 움직임 속의 고요함으로 인한 순
        전시가 모두 특별하고 개성적이지만, 이 가운데 개인적으로 눈길이 갔던 것        간적인 ‘정지’가 느껴지는데, 이는 공간 속 빛과 로봇의 움직임으로 인한 동선
        은 - 물론 전시장의 배치나 크기 등을 통해 어느 작가를 더 배려하는가는 좀      과 그림자 간의 결합(結合)과 별리(別離)가 느리게 분절적으로 진행되면서 반
        더 명확히 보이기는 했으나 - 사운드 작업과 퍼포먼스 연출을 통해 편견을 배      응하는 강렬한 미감(美感)의 근원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백과 정지
        제하고 개념과 영역의 융합을 추구하는 권병준 작가의 ‘ongoing’ 전시였다.    를 통해 작가가 의미하는 바는 전체적인 미감과는 상반되게 대단히 사회 이
                                                        슈적이고 참여적이며 행동적이라는 것이 또 다른 감상 포인트이고 특이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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