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전시가이드 2024년 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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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범어사 칠보문 단청






























                                                현판 칠보문 단청                                  구스타프 클림트《키스》



            공포, 죽음과 성(性), 꿈과 환상 등의 비물질적인 주제를 대상으로 삼았다.      궁궐이나 사찰의 현판, 닫집의 칠보문 단청에 많이 쓰여서 지금도 흔하게 볼
            즉 인상주의의 실증적 표현에 대한 대립과 저항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는데          수 있는데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인 벤츠(Benz)에서 사용하고 있는 엠블렘
            형상화할 수 없는 관념이나 초자연적인 내면(內面)의 세계 등을 상징적이며        (emblem)과 똑같다. 디자인적 발상은 다를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도상은
            우의(寓意)적인 기법으로 표현하였다. 상징주의는 해설이나 설명 없이 감정에       같다.  칠보문의  연꽃  봉오리  문양이  지금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벤츠의
            직접 영향을 주어 물질적 세계와 정신적 세계의 갈등을 해소하려고 했으며         엠블렘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벤츠 상표권의 원조는 우리 단청이라 생각된다.
            세기말(世紀末)이라는 분위기와 아르 누보와 겹치면서 널리 파급되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상표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그
                                                            옛날  우리의  선조  단청  장인들이야말로  현대의  최고  디자이너보다  결코
            장식적인 요소가 가득한 칠보문 단청에서 특히 주목하는 것은 연꽃 봉오리를        뒤지지 않는 뛰어난 디자이너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위에서  내려다본  형태를  표현한  문양이다.  원과  원을  중심에서  120도로
            삼등분한  모양을  표현한  문양으로  디자인적으로  매우  심플하면서도  연꽃    칠보문  하나만  놓고  보아도  우리의  단청은  동시대에  가장  세련되고
            봉오리의 특징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이 문양은 조선시대        조형적으로 매우 뛰어난 미적 감각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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