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칭의와 성화-김세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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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의론에 대한 신학적 논쟁
브레데 Wrede / 슈바이처 Schweitzer 부터 던 Dunn / 라이트 Wright 까지
1. 전통적인 종교개혁적 관점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종교개혁은 16세기 초에 마르틴 루터가 사도 바울의 칭의의 복
음을 재발견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입니다. 루터와 그의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새롭게 이해
하게 된 사도 바울의 칭의의 복음을 통해서 중세 가톨릭교회의 스콜라 신학 방식에 의한
복음의 왜곡, 공로 사상의 지나친 강조가 가져온 신앙의 왜곡, 그리고 교회의 타락 등을 바
로잡음으로써 종교개혁이 이루어졌고, 그 결과 지난 500년 동안 칭의의 복음이 우리 개신
교 신앙의 정수로 존중되어 왔습니다.
종교개혁 이래 개신교가 전통적으로 이해해 온 칭의론은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대로
한두 마디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그리스도 예수의 죽음은 죄인들인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하나님의 징벌을 받은 것이요, 그리하여 우리의 죄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
를 풀어 버린 대속의 제사였다”라고 이해하는 데 근거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진
이 그리스도 사건, 구원의 사건을 선포하는 것이 ‘복음’인데, 이 복음을 믿으면 그리스도의
대속의 제사가 우리에게 효력을 발생해서 우리가 무죄 선언을 받고 의인이라 칭함을 받는
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전통적인 칭의론은 그리스도의 죽음을 형법적(penal) 범주로 이해하며, 대신적
(substitutionary) 속죄 행위(atonement)로 해석한 것입니다(the penal substitutionary
theory of atonement). 또 우리가 믿음으로 얻는 그 구원 사건의 열매도 마찬가지로 법정
적 범주로 이해하여 하나님의 심판석에서 ‘의인이라 칭해짐, 선언됨, 인정됨’으로 해석하
고, 그것을 부정적으로 말하면 ‘무죄 선언’(acquittal, 사면, 죄 용서)이고, 긍정적으로 말하
면 하나님 앞에서 ‘의인이라는 신분을 얻게 됨’을 뜻하는 것으로 부연 설명했습니다.
“우리 죄인들이 율법을 지켜 스스로 의로움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오로지 그리스도의
대속의 제사(은혜)로 이루어진 구원을 선포하는 복음을 믿음으로 의인이라 칭함 받음을
얻으니, ‘칭의’는 ‘하나님/그리스도의 은혜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며(by the grace of
God/Christ), 우리의 ‘믿음을 수단으로 하여’ 덧입는 것이다(through our faith). 우리가 복
음을 믿으면 지금 벌써 우리는 의인이라 칭함을 받는데, 그것은 종말에 그리스도의 재림
때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확인되어 우리가 구원의 완성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종교개혁 이래 개신교가 믿고 가르쳐 온 칭의론인데, 개신교는 이를 바울신학을 비
롯한 신약 전체 복음의 핵심으로 여기며, 중세 가톨릭교회나 다른 종교들의 선행/공로 사
상을 배격하기 위해 ‘율법의 행위 없이, 오직 은혜로만/믿음으로만’이라는 수식어구를 강
조하며 가르쳐 온 것입니다.
2. 전통적 견해에 대한 도전
1) 기독교 내에서의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