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 - 칭의와 성화-김세윤

는 것이며, 그들 중 후자가 더 포괄적인 것으로써 바울의 윤리적 가르침도 그것에 기반하
고 있다는 것입니다.
슈바이처(Schweitzer)는 이러한 이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바울 복음의 주된 분화구는
‘그리스도 ‐ 신비주의’이고, 칭의론은 그 분화구 안에 부차적으로 형성된 2차적 분화구이다.
” 그리고 그는 “칭의론은 바울이 자기의 이방 선교를 방해하는 유대 율법주의자들과 싸우
기 위해서, 즉 그들이 이방 그리스도인들에게 율법을 지키라고 요구하는 것을 배격하기 위
해 고안한 논쟁용 교리이다. 그래서 그것은 이방 선교 문제를 다루는 갈라디아서, 로마서,
빌립보서 3장에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러므로 칭의론은 바울신학의 중심이 아니고 바울신
학의 곁가지에 불과하다. 바울신학의 중심은 ‘그리스도 ‐신비주의’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2) 유대교의 도전

19세기 말 20세기 초에 오면 유대인들 가운데서 신약성경도 읽고, 예수도 연구하고, 바울
도 연구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은 유대인들 중에서 이른바 자유주의 경향을 띤 학
자들입니다. 그중에 몬테피오레(C. Montefiore)와 쇼엡스(H. J. Schoeps) 같은 학자들은 “바
울이 헬라파 유대인으로서 팔레스타인의 유대교를 잘 몰랐던 것 같다. 그래서 유대교에서
죄인들의 회개와 하나님의 자비가 죄 용서와 구원에 있어 아주 중요한 개념들인데, 바울은
그것들을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쇼엡스(Schoeps)는 바울이 ‘토라’를 유대교의 가르침 전반으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
것을 헬라말 번역인 ‘노모스’, 즉 ‘법’으로 좁혀 이해하며, 유대교를 단순히 ‘율법들을 다 지
켜서 벌을 받지 않고 그 공로에 대한 대가로 의인이라 칭함 받는’ 아주 차디찬 율법주의적
종교로 왜곡했고, 그러한 왜곡된 유대교에 반하여 자신의 칭의론 중심의 기독교 구원론을
전개했다고 함으로써, 바울의 칭의론의 정당성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 것입니다.
브레데(Wrede), 슈바이처(Schweitzer) 등 일부 기독교 학자와 몬테피오레(Montefiore), 쇼
엡스(Schoeps) 등 일부 유대 학자들의 칭의론에 대한 비판은 많은 신학자들로 하여금 칭
의론을 절대적인 또는 중심적인 구원론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꺼리게 했습니다.
이런 경향에 대항해서 다른 한편 다수의 독일 신약학자들, 특히 불트만(R. Bultmann)의 영
향을 받은 학자들은 전통적인 루터식 칭의론을 변호하고 더 심화시켰습니다. 불트만
(Bultmann)은 루터의 십자가, 말씀, 칭의의 신학을 실존주의적으로 심화하여 가장 예리하
게 표현한 학자입니다. 케제만(E. Käsemann)은 그의 스승인 불트만(Bultmann)의 인간론
중심적, 개인주의적 해석에 대항하여, ‘하나님의 의’를 ‘뒤틀린 온 세상을 바로잡는 하나님
의 힘’으로 해석하며, 칭의론을 하나님의 구원의 통치의 관점에서 해석하여 칭의론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3. 새 관점 학파의 도전

1) 샌더스(Sanders),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Paul and Palestinian Judaism,
1977)

그런데 1977년에 미국의 샌더스(E. P. Sanders)라는 학자가 “바울과 팔레스타인 유대교”라
는 방대한 책을 썼습니다. 그 책이 결국 바울신학, 특히 칭의론에 대한 이해에 일대 혁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