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안성석 Sungseok AHN 내일의 도덕 Morality of Toma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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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공공성, 그리고 그곳을 현재 체험하는 개개인 각자의 경험이라는 두
      개의 축이 함께 공존하는 이질적인 느낌을 디지털 가상의 꼴라주 세상으
      로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을 기반으로, 관람자의 역할을 더욱 능
      동적으로 부여하고자 게임의 형식으로 새롭게 제작한 작업이 <관할 아닌
      관할>이다. 여기서 작가는 게임이라는 방식이란 ‘꿈의 역사’, ‘새로운 역
      사’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말하는 꿈의 역사는 바로 역사적
      사건과 개인적 사건들이 함께 흘러가며 맞물리는 그런 제3의, 혹은 제4의
      역사를 말하는 것일 테다.
         현대 철학은 시간성이라는 것이 일률적이고 일방적으로 앞을 향해 흐
      르는 것이 아님을 사유해 왔다. 그것은 거대서사 위주의 생각 속에서 희
      생되어 버리는 소서사에 대한 존중과 자각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각기 다
      른 시간 속의 파편들을 모으고 결합시켜서 또다른 이질적인 시간성의 순
      간을 만들어 버리는 <역사적 현재>의 꼴라주 형식이 상기시키는 질문 또
      한 이와 관련된다. 역사라는 대서사의 흐름 위주로 우리는 과거를 기억하
      고 미래를 예견하는 것에 익숙하지만, 사실 대서사의 흐름은 개개인의 작
      은 경험과 시간의 흐름이 하나둘 모이며 생겨나는 것이다. 역사적 시간과
      개인의 경험이란 절대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며 흐를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러한 시간성은 우리가 생각하듯이 일렬로 나란히 흐르
      는 그런 시간일 수 없다. <역사적 현재>에서 파편과 파편의 장면이 만나듯
      이, 우리는 그의 작품에서 시간성을 인식하되 보편적인 시간성과는 전혀
      다른 것을 ‘경험’하게 된다.

         신도시, 미래를 향한 현재의 모습들/ 역사와 현재를 거쳐, 안성석 작가
      의 새로운 작업은 이제 ‘미래’를 묻고 있다. 바로 이번 전시를 위해 촬영한
      작업 <내일의 도덕>이다. 사진 속의 이미지들은 완공을 위해 하루하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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