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월간사진 2016년 12월호 Monthly Photography Dec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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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8-039)양정아-최종수정_월간사진  2016-11-21  오후 6:23  페이지 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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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가에게 해외 공모전이란?



                                          ‘우물 안 개구리’, ‘작품 활동은 열심인데 자기 PR엔 소극적’, 이것이 국내 사진가들을 향한 안타까운 시선이다.
                                          사진가에게 공모전 참여가 왜 필요한지, 해외에서 활동 중인 양정아 디렉터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미국 사진 갤러리인 월스페이스 갤러리에서 협력 큐레이터로 일         오랜 시간 살았거나 유학한 작가들을 보면 자세나 마인드가 상대
                                          하고 있는 기획자 양정아. 그녀는 현재 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사      적으로 적극적이다.
                                          진 행사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토론토        사진가에게도 비즈니스 감각이 필요하다는 의미처럼 들린다.
                                          포토 페스티벌, 산타페 센터 포토 페스티벌, 그리고 휴스턴 포토       대부분 성공한 작가들을 보면 작품성은 기본으로 갖고 있다. 그리
                                          비엔날레 등 크고 작은 행사에 심사위원과 리뷰어로 참여하면서         고 여기에 비즈니스 감각까지 갖추고 있다. 여기서 비즈니스 감각
                                          느낀 점을 국내 사진가들에게 전한다.                      이란 작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홍보하
                                                                                    느냐를 말한다. 국제적인 작가로 성공하려면 훌륭한 작품을 만드
                                          심사위원이나 리뷰어로 해외 행사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은?           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효과적으로 세상에 노출시키는
                                          지난 9월 대구에서 열린 대구사진비엔날레에 리뷰어로 초청되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
                                          한국 작가들을 많이 만났다. 그러면서 새삼 느낀 것 중 하나는, 한     요하다. 작업 스타일과 맞는 공모전, 그리고 자신을 세상에 소개해
                                          국에도 역량 있는 작가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안       줄 유능한 기획자에 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그들과의 인맥을 통
                                          타까운 것은 그들 대부분이 작품 활동에 투자하는 노력과 시간에        해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작품성 외에,
                                          비해, 해외로 진출하는 데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점이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널리 알리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었다. 물론 그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데 필요한 정보나 실질적인 가      그런 의미에서 볼 때 포트폴리오 리뷰나 공모전에 참여하는 것이
                                          이드가 부족하다는 것은 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의 가치를 증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해외 공모전 참여를 권유하는 편인가?
                                          해외 작가들은 자신의 작업을 알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공모전은 사진가들에게 있어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알리는 지름
                                          미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북미는 물론 유럽 각지에서 온 작가들을        길이다. 또한 결과가 좋을 경우 작가의 역량을 인정받는 좋은 기회
                                          만날 기회가 많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작업에도 열정적       가 된다. 해외 작가들은 이런 기회를 잡기 위해 상당히 많이 노력
                                          인 만큼, 그것을 홍보하는 데도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사람들 앞      한다. 수시로 공모전에 대한 정보를 얻고 되도록 많은 곳에 지원한
                                          에서도 스스럼없이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놓고 홍보         다. 설사 최종 수상이 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 계속해서
                                          한다. 그런 적극적인 태도 역시 당연하다고 여긴다. 무엇보다도 해      자신의 작품을 들고 다양한 공모전의 문을 노크한다. 실제로 공모
                                          외 작가들은 기획자들과도 친하게 지낸다. 예를 들어 리뷰가 끝나       전 심사에는 사진계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사진 기획자나 평론
                                          더라도 따로 시간을 만들어서 보여주지 못한 다른 작품들을 보여        가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설사 수상을 못하더라
                                          주고 싶다고 한다. 어색해 하거나 부담스럽지 않게 행동하기 때문       도 심사위원들에게 자신의 작품을 알릴 수 있다. 그것을 통해서 나
                                          에 리뷰어 입장에서는 대부분 승낙하게 된다. 또 이후에도 안부 메      중에 좋은 피드백을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많은 작가들이 지원을
                                          일을 하고 사진집이 나오면 보내주기도 한다. 한국과는 다른 풍경       하기 때문에 심사위원들 역시 일일이 다 기억할 수는 없다. 하지
                                          이다. 최근 한국에서 두 번째 개인전을 연 스페인 작가 막스 데 에     만, 지원한 작품이 심사위원이 찾고 있는 컨셉트이거나 참신한 이
                                          스테반(Max de Esteban)이 대표적인 예다.             미지일 경우 새롭게 발굴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국내 작가들이 소극적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해외 공모전이 국내 공모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양정아                        한국 작가들은 대부분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꺼린다. 기획자들과         한국에서도 다양한 공모전이 열린다. 그런데 대개는 전업 사진가
                                          도 쉽게 가까워지지 못하고, 오히려 거리를 두는 경우도 있다. ‘너     와  아마추어를 구분한다. 아마추어 사진 공모전은 점점 다양해지
               현재 미국의 사진 갤러리 월스페이스 협력 큐   무 상업적이다’, ‘설친다’는 주위의 비판을 의식한 듯 보인다. 해외    고 있는 데 반해, 전업 작가들을 위한 공모전은 상대적으로 한정적
               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국내외 다양한 사진 행
               사에 심사위원과 리뷰어로 참여하고 있다.     작가들과 이렇게 다른 것은 아마도 문화 차이인 듯싶다. 해외에서       이다. 하지만 해외의 경우, 공모전의 종류가 일일이 열거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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