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PHOTODOT 2017년 2월호 VOL. 39 February
P. 29

archisculpture 1, 2010, 100X100 or 30X30cm



                  글_조정화(조형예술학 박사, airjjh@naver.com)
                         세계 여러 나라에서 채집된 다양한 건축물을 조합해 하나의 건축
                  물로 재탄생 시키는 원범식 작가의 〈건축조각〉 작품은 허상과 실재라는 이
                  중적 모순에서 아이러니로 다가온다. 사진 속 건축물은 ‘사진 속의 개별 건
                  축(실재한 건축물의 사실성)’과 ‘사진 속의 건축조각물(재현 된 건축물의 허         공예미술과 사진 그리고 파인아트미디어 등 다양한 전공을 했는데 독특한
                  구성)’이라는 이 두 가지의 이중적인 실재로 인한 아이러니인 것이다. 원범          이력이 궁금하다.
                  식 작가의 〈건축조각〉 작품은 랜드마크 건축물이나 유명 브랜드의 간판 등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공예과에 진학했다. 그러면서 만든 공예품을
                  을 통해 건축물이 실제임을 인식하게 하며 이러한 현실의 유사한 반영을 통           잘 보여주려고 포트폴리오를 제작하게 되면서 디자인이나 사진에 자연스럽
                  해 실재로 인식하게 하는 허상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건축조각〉은 실재로          게 관심을 갖게 됐다. 틈틈이 혼자서 디자인 공부를 했는데 졸업하고 디자인
                  인식되면서 또 다른 한편으론 허상임을 즉각 알게 되는 지각의 이중성을 넘           회사에 취직되어 북 디자인 일을 하게 되었고 책을 만들다 보니 점차 사진의
                  나들게 한다. 루돌프 아른하임(Rudolf Arnheim)이 ‘본다는 모든 행동은      중요성이 느껴져 대학원에 가서 사진 공부를 했다. 이후 영국에서 순수미술
                  하나의 시각적 판단’이라고 했듯이 시각적인 판단은 직접적이며 의식작용에            을 좀 더 공부했다. 전공 분야가 여러 가지로 보이지만, 내 입장에서는 모두
                  의해 가능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건축조각 작품의 경우 디지털 콜라주 작업이고 디자
                  그는 객관적으로 현존하는 건축과 지금 여기에 허구이나 실재처럼 다시 제            인 작업을 위해 배웠던 디지털 기술이나, 조형과 실용미를 추구하던 공예작
                  시되는 건축물을 통해 ‘다시 보기’를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업의 경험들이 많은 도움이 되고 사진을 공부한 것도 마찬가지다.




                                                                                                                    57




         VOL.39.indb   57                                                                                          2017-01-20    4:31:35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