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PHOTODOT 2017년 2월호 VOL. 39 Febr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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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조각〉 연작은 다큐멘터리 작업이라고 볼 수 있나?
                  내 작업은 디지털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 사진이지만, 다큐멘터리 성격을 지
                  니고 있다. 〈건축조각〉 연작을 다큐멘터리 사진이라고 보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실존하는 건축물로만 작업을 했다는 것이다.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건축 이미지를 임의로 그리는 것이 아닌, 세상에 존
                  재하는 건축물로만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건축물에 대한 다큐멘터리라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건축조각의 형태는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
                  는 내용은 다큐멘터리에 가깝다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는
                  가감 없이 실제 사실들을 증명하거나 설명 할 수 있어야 하는데, 건축조각은
                  어떤 면에서는 조작된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완벽한 다큐멘터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건축조각’ 사진에 등장하는 건물들은 주로 대도시의 건축물로 서울, 런던,
                  뉴욕, 카이로, 베니스, 베이징, 피사, 예루살렘 등에서 건축 사진을 수집했다
                  고 알고 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한국, 즉 서울의 경복궁, 명동, 동대문 등
                  지에서 촬영 한 건축사진은 소수에 불과한데 주로 어떤 건축물을 수집하게
                  되나?
                  한국 건축물이 많이 없는 것은 대부분 영국에서 오래 작업을 해서 그럴 수
                  있는데 지금은 한국에 거주하고 있어서 우리나라 건축물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현재 한국 건축물이 사용된 작품은 약 7점 정도 되는데 지금 살고 있는
                  청주나 주로 서울, 부산에서 촬영된 건축물이다. 지금까지 작품에 등장한 건
                  축물들은 주로 대도시 건축물들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이데거는 ‘인간의 존재는 거주함으로써 이루어지고, 거주는 건축을 통
                  해서 완성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건축물의 ‘짓기(bauen)를 ’살기
                  (wohnen)나 ‘사유하기(denken)와 같은 본질적인 것과 연관성을 둔다. 우
                  리나라의 대표적인 승효상 건축가 역시 ‘건축에 거주함으로써 영적 성숙이
                  이루어진다’고 했는데 원범식 작가에 의해 재탄생 된 건축물(건축조각 사진)
                  은 그러한 범주에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나?
                  〈건축조각〉 건물에서 직접 살아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작품을 보면서 다
                  양한 것들을 상상해 볼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저 건물의 내부로 들어가 보면
                  아늑하겠다’ 혹은, ‘저 건물에선 멋진 풍경이 보이겠구나’하고 느끼기도 하지
                  않는가. 다양한 건축물의 겉모양이 조합 된 건축조각 이미지를 보면서 관람
                  자들은 상상력을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건물 내․외부를 다녀볼 수 있지 않을
                  까 하는 생각이다. 하이데거나 승효상 건축가가 이야기 한 것들을 이러한 과
                  정에서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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