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월간사진 2017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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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3_최종_월간사진 2017-07-20 오후 7:52 페이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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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 강용석, <동두천 기념사진>, 1984
06 김옥선, <Candie and Raymond_ Happy Together>, 2002
07 변순철, <전남 보성_ 전국노래자랑>, 2014
08 주황, <Liking what you see_ A documentary #8>, 2016
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내용이 형식을 지배한 것과 진배없을 대 일본에서 이미 유행했던 현상이다). 촬영한 사진들을 공개하면 사진가와 모델은 많은
것이다. 강용석은 <동두천 기념사진>을 통해 남북분단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이상일 사람들로부터 ‘좋아요’ 세례를 받는다. 스타가 되는 건 순식간이다. 이러한 현상을 관찰
은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묘역에 찾아가 영정사진을 찍음으로써 속죄의 마음을 전했 하다 보니 문득 1920년대 초상사진이 떠올랐다. ‘분위기를 고조시킨 초상사진이 자신의
으며(<망월동>), 오형근은 초상사진을 통해 이태원 속 인간의 불안(<이태원 스토리>)과 사회적 신분 상승을 대변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을
대한민국 아줌마의 불안을 드러냈다. 인정받고 인기인이 됨으로써 얻게 된 우월감을 표출한다고나 할까. 진화된 전통 초상사진
이런 흐름은 2000년대 들어서도 이어진다. 김옥선은 초상사진을 통해 국제결혼을 향한 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은 단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 새로운 초상 문화가 오
사회·문화적 편견을 생각해보게끔 했고, 박진영과 정연두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 늘날 우리 사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신계급주의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들의 삶을, 이선민은 30대 가정의 권태와 무기력함을 이야기했다. 윤정미는 현대사회 속
성 정체성에 대한 편견을 꼬집었다. 이외에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진가로는 강재구, 김 참고 | 최인진(1999), <한국사진사>, 눈빛. ‘2013 서울사진축제’ 도록 <시대의 초상 초상의 시대>. 주형
인숙, 니키리, 신혜선, 이일우, 천경우 등이 있다. 권지현과 박초록, 배찬효, 안옥현, 주황 일(2003), ‘사진매체의 수용을 통해 본 19세기 말 한국 사회의 시각문화에 대한 연구’. 박평종(2007), ‘일
제 시대의 “살롱사진” 형식이 해방 이후의 한국사진에 미친 영향’
역시 독특한 초상작업을 하는 사진가들이다.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초상사진
들의 공통점은 유형학적 범주에 개념이 더해졌다는 것이다. 또한, 사진가는 상황에 최소
한으로 개입한다. 이는 인물의 외모나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것이 아닌, 사회현상을 분석
하는 데 효과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초상사진의 사회과학화인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눈에 띄는 건 SNS 상에서 유행하는 초상사진이다.
이들은 ‘유형학+개념’ 구성을 따르지 않는다. 이들은 ‘일반인 콘셉트 촬영’, ‘프로필 화보’ “
1980년대 후반을 기점으로 사진가의 독창적인 시각이 중시되는 작가주의 사진이
등으로 불리며, 스냅사진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감성사진과 비슷한 파스텔 톤의 사
등장했다. ‘아마추어 사진’과 ‘스트레이트 포토’에서 ‘메이킹 포토’로 전환됐고, 사
진도 있지만, 대다수가 일본 로망 포르노(Roman Porno, 나름의 완성도와 주제 의식을
진에 개인의 감정과 생각이 담겼다. 사회적 이슈와 담론도 스며들었다. 사진이 개
갖고 있는 성인물)를 떠올리게 하는 야한 사진들이다. 한 마디로 여러 가지가 한데 모여
념미술 맥락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초상사진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초상의 본질
어우러진 하이브리드 초상사진이다. 촬영은 아마추어와 프로 경계에 있는 사진가들이
적 의미보다는 초상을 통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전담한다. 김일권, 레든, 양동석, 한욱희 등이 SNS에서 회자되는 사진가들이다. 모델은
평범한 사람들이다. 특이한 점은 모델이 능동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촬영을 신청하고 참 “
여한다는 것이다. 젊었을 때의 아름다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는 말은 익히 들어 잘 알
고 있지만, 과감함을 요하는 사진이 큰 인기를 끈다는 것은 자못 흥미롭다(이는 197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