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월간사진 2017년 8월호 Monthly Photography Au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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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로버트 프랭크, ‘호보컨의 시가행진, 뉴저지 1955’ © Robert Frank, from The Americans  02 제프 월, ‘Volunteer’, 1996 © Jeff Wall 03 그레고리 크루드슨,‘The Haircut’,
                2014 © Gregory Crewdson & Gagosian  04 필립-로르카 디코르시아, ‘W, March 2000, #3’, 2000 © Philip-Lorca diCorcia/David Zwirner




                없는 경우들이 더 많다. 게다가 조작의 단계나 기술도 훨씬 정교해졌다. 풍자하고자 하는        적합한 수단으로 손꼽은 것도 사진이 일상적인 풍경 속에서 시적인 표현을 발견하게 하
                대상이나 메시지도  우회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프랭크나 클락도 영화를 제        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990년대 이후 초상
                작하기는 하였으나, 1990년대 이후 사진과 비디오아트의 영역이 더욱 급격하게 무너지         사진의 특이한 점은 ‘일상성 속에서 기이함’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매우 기민하게 계산된
                게 되면서 사진작가의 세트장은 영화의 세트장을 방불케 하는 규모로 발전되었다. 디코          사진적 리얼리티와 초상사진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기반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사
                르시아는 <거리작업(Streetwork)>(1993-1997)에서 갱스터 영화에 나오는 장면을 재  진이 시각문화의 한 부분임을 인식하게 된 이후 장르 또한 중요한 사회적 규범이자 해체
                구성한 인상을 주기 위하여 영화감독처럼 타임즈 스퀘어나 오래된 대도시에서 세트장과           되어야 할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그 원동력이다.
                갱스터 복장을 입은 배우들을 촬영하였고, 행인들도 고용하였다. 그리고 거리의 불빛이          2000년대 들어 초상사진과 연관해서 가장 주목을 받았던 작가는 리네케 딕스트라
                나 명암을 현장과 사진현상 과정에서 변형시켜 관객이 사진 속 거리풍경이 실제이면서           (Rineke Dijkstra)다. 그를 우선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의 그룹사진이 대상자의 내면적 상
                도 조작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도록 하였다. 하지만 풍자하고자 하는 영화나 테마          태를 외면적으로 끌어내는 초상사진의 정의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사회적
                에 관한 명확한 단서는 제공하지 않았다.                                  이거나 물리적인 상황들이 인간을 규정할 뿐, 결국 초상사진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을 들
                결과적으로 이들 사진에서 일상성과 기이함, 정교함과 어색함이 보다 극명하게 공존하           여다 볼 수 없다’는 언명을 던진다. 그리고 그 언명을 단체사진의 장르적 특성을 십분 활
                면서 1990년대 이후 조작된 풍경 속 인물들은 관객 스스로의 다양한 해석을 요하게 되        용해서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한층 흥미롭다. 딕스트라는 운동선수, 청소년, 군인들과 같
                었다. 1980년대 사용된 이미지들이 주로 잘 알려진 유명인, 영화 속 캐릭터에 한정되었       은 특정 집단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찍어 왔다. 바닷가, 공원과 같은 특정한 장소에 모인
                다면, 1990년대 이후 디코르시아, 크루드슨, 월의 사진에 등장한 배경이나 캐릭터가 지       사람들을 모아서 찍은 ‘아웃도어’ 단체사진은 대부분 자연광 아래에서 빛의 대조를 최소
                닌 풍자나 해체의 의미는 사전지식 없이 쉽게 알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이러한 과        화하여 촬영된 것들이다. 그 결과 전체 화면의 구성, 사진작가와 대상과의 거리, 화면 전
                정에서 리얼리티의 충실한 반영이라는 사진과 초상사진의 통상적인 정의는 더 이상 귀           체의 명암 처리에서 극적인 효과는 줄어들고 무미건조하고 우스꽝스러운 단체 초상사진
                환이 불가능한 노스탤지어로 남게 되었다.                                  이 완성된다. 특정 단체를 유형화해서 찍는 초상사진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온라인
                                                                        동호회나 특정 직업군의 웃픈 초상화를 제작하여온 김상길을 비롯하여 많은 국내 작가
                초상사진으로의 귀환(?)                                           들 사이에서도 애용되었다.
                ‘일상성 속에서 기이함’을 발견하는 것이 비단 1990년대 이후 현대사진에만 한정된 현        2000년대 이후 사진작가들은 최대한 전문적인 조명이나 기술적 기교(모순되게도 이 또
                상은 아니다. 일찍이 안드레 브레통(Andre Breton)이 사진을 다다나 초현실주의에 가장    한 기술적 조작에 해당한다)를 배제하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특정 모집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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