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6 - PHOTODOT 2018년 5월호 VOL.51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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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7 군함도 종합 사무소 및 회의실 2008년 2월 시모노세키4장생탄광 039-2-70cm-3k
가장 최근의 작업, 《군함도-감춰진 진실》과 《군함도-미쓰비시 군칸지마(2018
년)》는 일제 강점기 재일조선인 강제연행지역과 관련된 내용 중 일부인 나가사키
지역의 군함도에 관한 작업이다. 다른 배를 이용해 몰래 군함도에 올라가 촬영하
는 등 어려움이 컸던 작업이다. 그런데도 실제 조선인이 거주했던 지역과 석탄을
끓어 올리는 기중기와 절터 등을 담기 위해 매년 2~3번 촬영을 이어갔다. 그러다
보니 영화 <군함도> 촬영에 초기 작업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그는 오래전 작업노
트에서 “나에게 있어 사진은 말(言)이고 흥(興)이면서 도(道)다.”라고 밝히고 있
다. 딱히 역사관을 배제한다고 해도 ‘군함도’와 같은 작업은 도(道)를 경험케 하는
참혹한 현장이었을 터이다. 그의 사진이 처절하게 아름다운 것은 숨겨졌거나 숨
긴, 결정적인 역사의 순간에 속한 작업이지만 결국 휴머니즘, 인간애(人間愛)에
직면토록 하기 때문이다.
이재갑은 뉴욕 현대미술관 별관에서 '영속하는 순간들-한국과 오키나와, 그 내부
에서의 시선들' 전을 비롯해 예술의전당, 고은사진미술관, 대구사진비엔날레, 서
울시립미술관 등에서 다수의 초대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동강 사진박물관, 일
민미술관과 국가인권위원회에 작품이 소장 되어 있다. 이 밖에도 《또 하나의 한국
인》, 《잃어버린 기억》, 《일본을 걷다》, 《하나의 전쟁, 두 개의 기억》의 개인 사진집
을 펴냈으며 개인적 사유 공간에 대한 작업으로 “기형도시”와 “뇌(腦) 안의 풍경”
시리즈를 진행 중이다.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재갑, 그의 카메라는 여전히 뜨겁다. 아직도 숨겨진 이야기
들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사진을 안 했으면 뭘 하고 살았을지 상상이 되지 않는
사람, 천상 사진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이 이재갑 사진가이다. 앞으로의 행보가 궁
금하다. 그의 카메라를 따라가다 보면 숨겨진 진실과 직면하게 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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