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9 - PHOTODOT 2018년 5월호 VOL.51 M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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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함도 병원 -160cm-3k  첫 개인전 《무대 뒤의 차가운 풍경(1991년)》은 어떤 작업인가.       흑백 필름으로 대형카메라와 6x7 중형카메라로 촬영했다. 인물을 극단적으





            흔히 ‘무대’라고 하면 무대 앞쪽만 생각하게 된다. 그렇지만 무대 뒤 풍경이
            야말로 삶의 본질을 볼 수 있는 진정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2년 6         로 클로즈업해 얼굴의 눈동자에 초점을 맺게 하고 나머지 부분은 초점은 흐
                                                               리게 하였다. 지난 92년부터 지금까지 촬영하면서 가장 강렬하게 와 닿은
            개월 동안 진행한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광학적 의미의 표준렌즈             부분은 희로애락의 삶이 함축된 그들의 ‘눈빛’이었다. 그래서 눈빛에 중점
            는 50mm이지만 나에게 있는 표준렌즈는 20mm이다. 좀 더 대상에 가까          을 두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해 플래시로 톱 라이트 방향 약 75도 각도로 조
            이 다가가려는 나의 몸부림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 있는 피사체(인물)를 크         사했다.
            게 부각하고 뒤에 보이는 것들은 급격히 작아지는 원근감의 극대화를 위해
            20mm와 35mm의 광각렌즈를 사용했다. 화려한 무대 이면에 숨겨진 모습          일제 침략의 상징물로 아픈 기억을 상기하게 되는 《식민지의 잔영》 적산가
            이야말로 어쩌면 우리들의 자화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옥 사진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
                                                               혼혈인 작업 이후 우리 역사의 희생자들, 그 흔적이나 한(恨)에 대한 작업을
            이재갑 사진가에게 ‘다큐멘터리 사진이란’ 한마디로 무엇이라고 할 수 있나.          시작했다. 흑백 작업이다. 일제 강점기 거치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국내에
            다큐멘터리 사진은 시대, 사회, 문화, 역사와 개인적 성향이 적절하게 표현된         남아 있는 일본 잔재인 건물-적산가옥을 통해 그 흔적이나 그 속에서 영위
            계획적인 에세이다. 언어와 이미지 그리고 인간의 행동에 대하여 그 의미를           되고 있는 우리 민족의 삶과 부조화에 주목했다. 국내에 근대문화재로 등록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표현 양식이 바로 다큐멘터리 사진이며 보는             된 것보다 사람들에 의해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온 그것들에 더욱 집중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과 사회의 모습을 깊숙이 되돌아보게 하는 장르다. 역          해 촬영했다. 가깝게는 대구에서부터 시작해 특히 수탈이 심했던 전남 강진
            사란 어느 한 시대가 아닌,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한다. 사진가는 현재 진         목포 소록도 제주도 강원도 등 전국을 다니며 촬영했다.
            행 중인 역사를 사회적 존재로 참여하여 공공의 의미를 개인적으로 제시하
            는 역할을 한다.                                          1996년부터 시작된 국내에 남아 있는 일본 잔재에 대한 작업《식민지의 잔
                                                               영》의 적산가옥과 더불어 일본에 남아 있는 재일 조선의 강제 연행된 지역
 2008년 7월  아!. 군함도  160cm-3k  로도 사용되었다. 젊은 다큐멘터리 사진가의 작품이 CF에 등장하는 것은   벗어나 은유적인 제목, 《상처 위로 핀 풀꽃》으로 한데 묶어 2012년 전시를
                                                               에 대한 흔적과 사람들에 대한 작업 《일본 속 한국 풍경》은 직접 화법에서
            이재갑의 대표작인 《또 하나의 한국인》의 주민등록증 시리즈는 공익광고

            보기 드문 만큼 작품이 좋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혼혈인의 얼굴은 턱선까지
                                                               하기도 한 것으로 안다. 강제 연행된 조선인의 흔적을 중심으로 한 《일본 속
                                                               한국 풍경》 은 어떤 점에 중점을 두었나.
            극도로 클로즈업했는데 특별히 염두 했던 작가만의 촬영 방법이 있다면 무
            엇인가.
                                                               수십 차례 조선인 강제연행 지역을 다니면서 강제 연행된 조선인의 흔적을


























            사람없는 경산코발트광산-사람없는 풍경 071                          경산코발트광산증언사진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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