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PHOTODOT 2017년 1월호 VOL. 38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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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BORDER LINE, 자유의 다리를 바라보는 여인, 파주, 2014





















































                                   POST-BORDER LINE, '통일' 사이에 선 여인, 고성, 2013          POST-BORDER LINE, 두 국가 사이의 경계선, 파주, 2015


                  차진현의 작품에서 역사적 사건들은 마치 해결되고 끝난 것인 양 가려져 있
                  다. 그러나 그러한 적절한 가려짐 속에 여전히 지속되는 게 있다. 그는 역사         문제이다. 그는 소재가 주는 민감함을 완화하기 위해 형식을 조율한다. 가령
                  적 사건의 흔적들이 모든 것이 소비되는 일상 속에서 또 다른 항목으로 소비          위안부할머니를 다룬 〈108인의 초상〉 시리즈에서, 작품 제목을 ‘108인의
                  되고 있음을 폭로한다. 그렇지만 그러한 폭로조차도 담담해서 무엇이 폭로            초상-이름, 생년, 고향’으로 명기했다. 1920년대 전후의 탄생일이 많은 할머
                  되었는지도 불확실하다. 또한 그것들은 역사를 소비하는 방식에 있어 사진            니들은 제국주의의 폭력이 일어났던 식민지 시대에 가장 꽃다운 나이였을
                  가 당사자도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준다. 타인의 고통을 소비한다는 의혹          것이며, 남쪽 지방 출신이 많은 것은 위안소가 많이 설치된 남해안 항구 도
                  은 무엇인가를 대상화하는 매체인 사진의 탄생 이래 누구도 초월할 수 없는           시들을 추정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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