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4 - PHOTODOT 2017년 1월호 VOL. 38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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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인의 초상, 이막달 1923년 부산 출생, 48×64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108인의 초상, 이옥선 1927년 부산 출생, 20×24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가려진 진실을 비추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차진현 《가려진 지속》 인터뷰
글_박중현 기자(kisstheblossom@naver.com) 역사는 의미상 언제나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에 대한 기록을 일컫는다. 하지
만 기록에 남고 향유되어지는 역사 자체는 실상 진실보다 허구에 가깝다. 역
《가려진 지속》 Overall 사를 기록하는 언어부터 사실 가변적 약속을 기반으로 한 기호다. 예를 들어
먼저 BMW Photo Space에서 2월 18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가려진 지속》 우리가 언어로써 내뱉는 ‘ㄲㅗㅊ’은 실제로 들판에 피어있는 꽃의 본질을 충
전시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분히 대변하지 못한다. 편의상 ‘그것’을 가리키기로 한 약속에 불과한 것이
이번 전시는 사진작가로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지속해왔던 근 10년의 행보를 다. 또한 이는 시대와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그 양상과 의미가 변화할 수 있
아울러 보여드릴 수 있게 된 전시다. 나의 사진적 태도, 그리고 사진을 통해 다. 역사가 허구에 가깝다는 점도 마찬가지다. 현재 우리가 지속하고 있는 역
내가 세상에 대해 질문을 던져왔던 여러 가지 지점 중 큰 맥락을 한 공간에 사의 모습이 과연 그 본질을 충분히 드러내고 있는가. 진정한 역사라곤 할
서 바라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수 없는 진실의 부재 상태임에도 어떤 모습으로든 계속되고 있다. 자본주의
전시 제목인 《가려진 지속》, 그리고 작업 이름인 〈108인의 초상〉, 〈POST- 적 논리로든 정치적 필요에서든 단순한 무관심에서 비롯한 것이든, 본질적
BORDER LINE〉이 갖고 있는 의미는 무엇인가? 모습은 드러나긴 커녕 가려지고 변질된 경우가 너무나 많다. 이러한 점을 꼬
‘가려진 지속’ 집고 싶었고, 진실에 대한 조명과 드러냄은 비단 그 대상이 역사에만 국한되
역사는 의미상 언제나 실제로 발생했던 사건에 대한 기록을 일컫는다. 하지 지 않는 내 작업적 모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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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8.indb 30 2016-12-23 3: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