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PHOTODOT 2017년 1월호 VOL. 38 JANUARY
P. 21
108인의 초상, 강일출 1928년 상주 출생, 108인의 초상, 박잠순 1924년 경주 출생,
16×2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16×2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108인의 초상, 심달연 1927년 칠곡 출생, 108인의 초상, 이용수 1928년 대구 출생,
16×2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16×20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할머니들은 각각 한 공간에 유폐되어 있다. 앉지도 눕지도 못하고 구천을 헤 인식한다. 위안소에 도착한 날의 십대 소녀 순덕, 분이, 옥선이의 ‘죽음’, 그
매는 사람처럼 바닥으로부터도 붕 떠 있을 뿐 아니라, 타인들로부터도 환경 이후 세상을 유령처럼 살아왔던 말 못할 삶, 그리고 국가 간 지배계급의 타
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 그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그 사건이 일어난 협적인 거래로 악용되는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이르기까지 말이다. 차진현
직후부터 그녀들의 삶에 일어났던,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루어졌던 수많은 의 작품은 큰 역사와 개인사가 비극적으로 중첩된 엄청난 사연을 가진 한 인
격리들을 상징한다. 해가 지날수록 한을 풀지 못한 채 돌아가신 할머니 늘 간에 대한 절절한 표현이기 보다는, 샘플 채취하듯 냉정하게 호명하여 국가
어가면서 기록적 성격을 띤 차진현의 작품은 이제 영정사진으로 변해버렸 (간) 차원에서 벌어진 폭력에 관한 어떤 화해도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완곡하
다. 작가는 할머니들을 찍는 순간부터 거기에 드리워진 여러 차원의 죽음을 게 주장한다.
27
b.project_1220.indd 27 2016-12-23 3:3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