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PHOTODOT 2017년 1월호 VOL. 38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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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인의 초상, 이순덕 1918년 광주 출생, 48×64 inch, gelatin silver print, 2007





                         ‘108인’은 그 문제가 이슈화되기 시작한 때 드러났던 위안부 할머
                  니의 숫자이다. 우연찮게도 108번뇌를 떠오르게 하는 숫자지만, 원래는 그          래된 한복을 꺼내 입고 선 할머니들의 무뚝뚝한 표정은 비극적 생애를 견뎌
                  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차진현은 그들을, 또는 그 사건을 모두 재현한다는          낸 어떤 방식일 수도 있고, 사진이라는 매체 앞에 서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
                  야망 대신에, 어렵게 접촉했던 할머니들에서 어떤 전형을 포착한다. 작가는           한 어떤 세대의 감성을 드러내는 것일 수도 있다. 초상사진이 주체의 상상을
                  약소민족이 겪어야할 불행을 한 평 남짓 되었을 어두운 위안소에서 홀로 떠           담는 일상적 거울로 소비되는 것은 정보 혁명 이후 세대의 관습이다. 그래서
                  맡았을 이들을 한 명씩 호명한다. 감옥같은 검은 바탕의 정방형 프레임에 불          작가는 할머니들이 만족할 만한 ‘예쁜’ 사진은 (작품과 별도로)따로 찍어드
                  러 세워진 이들은 여전히 어두운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장롱에서 오           리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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