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PHOTODOT 2017년 1월호 VOL. 38 JANU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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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제주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념하며


                  해녀를 사랑한 두 사진가



                  김흥구, 박정근
















                  ‘제주해녀문화’가 지난 2016년 11월 30일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공식 등재됐다.
                  이날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11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 간 위원회’에서는 위원국의 만장일치로
                  최종 등재가 확정되었으며 이로써 국내 19번째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제주해녀문화가 당당히 자리하게 되었다.
                  특별한 장비 없이 숨을 참아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해녀의 물질문화가 세대를 이어 전승되고 있는 점과
                  전통 어로법을 고수하며 지켜내고 있는 그들의 공동체 문화가 지역의 정체성을 나타낸다는 점이
                  무형유산위원회의 위원국에게 좋은 평가를 얻었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을 비롯한 여러 단체의 노력 끝에
                  2014년 3월 처음 등재 신청 이후 2년 8개월 만에 비로소 맺은 결실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문화재청에서 ‘제주해녀문화’ 행사를 개최하는 등
                  기쁨을 함께 나누기 위한 이벤트가 마련돼 주목을 끌고 있다.





                  글 박윤채 기자(yoonbluu@naver.com)
                         해녀는 본래 잠녀, 제주 방언으로 ᄌᆞᆷ녜(좀녜)로 불렸다. 제주도에
                  는 사천오백여 명의 해녀가 있고, 매년 그 수가 줄고 있다. 물질은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일을 뜻하며, 해녀가 물질을 나갈 때 착용하는 잠수 장비
                  는 물안경과, 고무 잠수복, 허리에 차는 연철, 그리고 비창과 호미가 전부이
                  다. 그렇게 채취하는 해산물은 군소, 성게, 소라, 전복, 문어 등 다양하다. 그             다른 시선으로 해녀를 포착한 김흥구와 박정근
                  러나 해녀 공동체 안에 엄격한 계급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해녀들이 같            해녀가 새로이 조명을 받고 있는 이 때에 왜곡된, 과장된 시선이 아닌 있는
                  은 양의 해산물을 가져갈 수 없다. 그들은 상군(수심 15m 이상), 중군(수심       그대로 그들을 바라보길 원하는 두 사진가가 있다. 그러나 같은 공간에서 같
                  8~10m), 하군(수심 5~7m), 똥군(수심 5m 이하)으로 나눠진 계급에 맞게 각   은 대상을 찍었다고 해도 두 작가의 사진은 뚜렷하게 다른 색깔을 보여준다.
                  자의 위치에서 물질을 한다. 상군들은 깊은 바다에서 좋은 물건들을 건져 올          이는 작가가 그 공간에서 어떠한 경험을 했고 누구와 시간을 보냈는지에 따
                  릴 수 있지만 수압을 견뎌야 하고 더 오래 숨을 참아야 하는 능력을 요한다.         라 피사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기 때문일 것이다. 김흥구는 해녀를 어
                  해녀가 물질을 할 때면 바다에서 ‘호이, 호오이’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는 ‘숨      머니, 모성의 이미지로 읽으며 ‘좀녜’ 이름에 담긴 역사성에 주목한다. 반면
                  비소리’로 깊이 숨을 참았던 해녀가 수면 밖으로 나와 몰아 내쉬는 숨소리를          박정근은 동시대 해녀의 이미지에 주목한다. 이전부터 다뤄왔던 관념적 이미
                  말하며 그들 스스로 터득한 빠른 호흡 회복법이다.                        지를 거둬내고 모던한 시각으로 삶을 즐기는 이 시대의 해녀들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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