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월간사진 2018년 6월호 Monthly Photography June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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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Report
디지털 사진 기술, 상상이 현실이 되다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던 기술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첨단 기술과 사진이 만난다면 우리의 사진 문화는 어떻게 달라질까.
에디터 | 박이현 · 디자인 | 전종균
디지털로만 존재하는 케빈 아보쉬의 <포에버 로즈>는 가상화폐 토큰으로 공개 매각된 바 있다.
가상화폐 토큰으로 제작 블록체인과 사진의 만남
‘블록체인’은 어떤 정보를 담은 블록을 거미줄처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기술이다. 어느 한 주체가 정보를 독과점하는 것이 아닌, 네트워
크 내 참여자 모두가 블록을 공유하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 불투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우리
나라를 뒤흔든 ‘가상화폐’의 근간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가상화폐의 인기가 식어갈 무렵인 지난 2월, 블록체인과 디지털 사진이 만났다는
소식이 들려 관심을 끌었다. 그것은 바로 사진가 케빈 아보쉬(Kevin Abosch)가 자신의 장미 사진 원본을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화폐 토큰
‘ERC20’으로 제작해 공개 매각한 일이다. 디지털로만 존재하기에 실물 액자로 감상할 수도, 직접 만질 수도 없는 <포에버 로즈(Forever
Rose)>는 10명의 공동구매자에게 100만 달러(10억 7천만 원)에 판매됐다. 이들은 한 개의 토큰을 10등분해서 나눠 가졌다. 사진 소유권
은 구매자들이, 원본 사진 저작권은 케빈 아보쉬가 갖는 형식이었다. 토큰 관련 고유 정보를 이더스캔(etherscan.io) 홈페이지에 입력하면
소유자와 거래 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 코닥코인(KodakCoin) 역시 이와 비슷하다. 등록된 원본 사진 사용 시 코닥코인을 이용해 원작자에
게 저작권료를 지불하는 방식이다. ‘코닥코인’ 계획이 발표된 지난 1월, 사람들의 기대가 반영됐는지 코닥 주식은 수직으로 급등한 바 있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 악화로 코닥코인 공개는 잠정 연기됐다). 위의 내용은 프로토타입 성향이 짙지만, 사진과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은
콘텐츠를 보호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측된다. 거래 기록이 공개되니, 저작권 위·변조를 사전에 원천봉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블록체인 특성상 중개인(갤러리)의 존재가 필요 없어지니, 미술시장에 실제로 등장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