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PHOTODOT 2017년 3월호 VOL.40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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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Work 4
돌봄, 돌아봄, 진실한 마음을 수놓다
김진희의 사랑의 노동
LABOR OF LOVE
Letter to her_Dear sister, framed-67 x 54ccm,
Embroidery on Digital Pigment Print, 2016
‘사랑에 울고 사랑에 저주하라.
비록 가끔은 그것이 좋을지라도.
하늘에서 모든 별을 따서 바다에 내던져라.
사랑을 노래하고 사랑에 춤춰라.
비록 가끔은 그것이 끝날지라도.
바다에 모든 별을 건져서 친구에게 주어라.’
글_박윤채 기자(yoonbluu@naver.com)
사랑의 노동
빈티지한 엽서 이미지와 그 위에 바느질로 수놓인 글자가 사뭇 낯선 조화를
이룬다. 바느질로 수놓는 행위를 통해 자신의 진심어린 마음을 전달하는 작
가 김진희의 작품에는 이렇듯 이미지와 텍스트가 함께 등장한다. 사랑에 대
해 노래한 위 글은 〈Labor of Love〉(2016)에 새겨진 누군가의 자작시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이다. 고생스럽게 하늘의 별을 따서 바다에 던지고, 다시
건져서 친구에게 건네는 이 과정에 사랑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노력과
수고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의미가 은유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런데 이 의
미는 작품을 보는 사람들에게 위안을 주고자 이미지 위에 한 땀씩 정성들여
수를 놓는 김진희 작가의 작업방식과도 맞닿아 있다. ‘사랑의 노동(labor of
lave)’이란 작품의 제목이 말해주듯, 그녀는 ‘사랑을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
해선 반드시 노동을 포함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고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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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indb 44 2017-02-22 6:32: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