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0 - PHOTODOT 2017년 3월호 VOL.40 M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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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Interview
조정화의 「Special Interview」는 좋은 사진을 만들고자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기획된
프로젝트이다. 대표성을 갖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동시대 ‘현대 사진가’들의
‘사진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독창적인 사진은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을 수 있도록 생생한 인터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편집자 주
정(靜)물이 아닌,
정(情)물 사진으로의 초대
아날로그 감성으로 무심한 듯 그러나 친절한, 오브제와 공감 중인
김용훈의 사진 작업은 익숙한 정물사진에 길들어진 시각을
환기는 시키며 정(靜)물이 아닌, ‘정(情)물, 사진’ 이야기를 들려준다.
글_조정화(조형예술학 박사, airjjh@naver.com)
물질만능주의 등에 따라 일상의 사물들은 빠르게 버려지고 교체된 약으로 정지 상태의 정물사진이 많았으나 사진술이 발전된 이후에도 정물
다. 이렇듯 쉽사리 버려지고 잊혀지는 사물들을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소급해 사진은 많은 각광을 받아왔다. 다만, 정물사진 초기에는 ‘사물’에 대한 정확
아련한 노스텔지어를 불러일으키며 다가오는 사진이 김용훈의 〈시대정물〉 한 재현이나 ‘정물화’ 방식이 주류를 이뤘으나 점차 작가의 내면을 정물의 상
시리즈이다. 최근 전시 중인 〈시대정물〉 시리즈와 〈오색찬란〉의 꽃과 화병 징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출하려는 경향이 많아졌다. 지금까지 김용훈 사진
시리즈까지 일상의 오브제를 통해 함축적이며 서정적인 작업들을 보여준다. 에 등장하는 〈꽃〉이나 ‘정물’은 작가의 일상에서 새로운 의미 지점의 발견에
사물은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표현의 대상이었으며 현대에는 오브 의한 것들로 이는 ‘관찰’에서 비롯된다. 그가 10여 년이 넘도록 ‘관찰’해 온
제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정물사진은 조셉 니세포르 니엡스 〈꽃〉 작업은 수많은 관념들을 농축시켜 마치 화가 조지아 오키프 (Georgia
(Joseph Nicephore Niepce)가 1827년에 찍은 〈식탁〉이란 제목의 사진 O'Keeffe)가 ‘꽃이 의미하는 바를 그렸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진행
이다. 현존하는 세계 최초의 사진과 동일한 시점에서 찍은 사진으로, 이처 된다. 그의 대표작인 〈시대정물〉 역시 어머니의 유품, 반짇고리 안에 있는
럼 정물사진은 사진 탄생과 함께 시작되었다. 사진 발명 초기에는 기술적 제 다양한 사물들을 바라보고 정서적 교감에 의한 관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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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40.indb 58 2017-02-22 6:3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