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9 - 월간사진 2018년 12월호 Monthly Photography Dec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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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사진가뿐만 아니라 기성 사진가를 발굴하고, 또 그들의 사진을 집대성해 사진집을 만들다보니
다큐멘터리 사진이 시대상·사회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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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 않았다. 아버지 작업에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조문호의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도 기억에 남는다. 천상병 시인을 따라다
니면서 찍은 사진인데, 시인의 기행이 잘 드러나 있다.
그렇다면 효자 사진집(스테디 셀러)은?
김기찬의 <골목안 풍경 전집>이다. 사진집으로는 흔치 않게, 6쇄까지 인쇄했다. 전
남 장흥군 카페에 갔더니 이 책이 꽂혀 있어서 내심 반가웠다. 내가 지향하는 바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사진집이 사진애호가는 물론, 인문·사회학도
등 다양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이경모의 <격동기의 현
SPACE22에서 열린 눈빛출판사 30주년 기념전시 장>은 1만부 정도 팔렸다.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한다. 크리스 마
커의 <북녘 사람들>도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특히, 영화학도들이 많이 찾는다.
힘든 상황에서도 30년을 끌고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유일하게 남아있는 크리스 마커의 북한관련 저작물이다 보니 해외에서도 주문 문
수익이 나는 대로 책에 투자를 한 것. 그리고 힘든 상황에서도 ‘1인 다역’을 성실히 의가 있었다. 아이오와대학에서 100부 정도 주문했다.
수행하는 직원들. 그들에게 큰 혜택을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함과 고마움이 있
다. 가족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다. 출판사 대표 이전에 나도 가장이다. 가족들이 20-30대 작가들이 펴내는 사진집이 상대적으로 적다.
출판사 일을 이해해주고 지지해줘서, 지금까지 좌절하지 않고 잘 견뎌온 것 같다. 다큐멘터리 사진에 경도돼 있던 것도 사실이다. 눈빛출판사의 정체성이니까. 앞으
로 광고사진, 예술사진으로 그 범위를 넓혀보려고 한다. 작업 완성도와 작가의 진정
‘눈빛출판사=한국 다큐멘터리 사진의 산증인’이라고 할 수 있다. 눈빛출판사의 역 성이 보이면, 작가의 지명도나 연령에 상관없이 사진집을 출판할 것이다. 심규동처
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럼 기성 사진가들이 건드리지 못하는 주제를 다룬다면 대환영이다.
크리스 마커의 <북녘 사람들>이 다큐멘터리 사진에 활력소가 됐다는 말을 종종 듣
는다. 살롱사진, 풍경사진에 머물렀던 사진이 사회·역사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주 어쨌든 사진집의 침체기다. 눈빛출판사의 비전이 궁금하다.
요 매체로 인식되기 시작한 기점이었던 것 같다. 최근 “구와바라 시세이의 사진집 한국 사진을 해외에 소개하는 일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에 한류열풍이 강하
을 보고 다큐멘터리 사진에 입문했다.”고 말하는 중견 사진가를 만난 적이 있다. 상 게 불고 있다. 한류를 즐기는 세계 청소년들이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
당한 보람을 느꼈다. 젊은 사진가뿐만 아니라 기성 사진가를 발굴하고, 또 그들의 다. 방탄소년단이 살아온 한국 정서가 한국 사진에 있다. 내년 ‘파리포토’에 부스를
사진을 집대성해 사진집을 만들다보니 다큐멘터리 사진이 시대상·사회상을 보여 마련할 예정이다. 작년과 올해 ‘파리포토’ 경향을 살펴보고 있다. 이와 함께 제대로
주는 중요한 작업이라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평가 받지 못한 사진가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서, 한국 사진사를 풍부하게 만들기
간혹, 함께 작업했던 사진가를 향해 “사회적 의식이 없다. 미학이 부족하다.”라고 위해 노력할 것이다. 내 힘이 닿는 데까지.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중에는 사진을 전공
하지 않은 이도 있지만, 그들은 당시 사진으로 사회적인 역할을 해냈고 충분한 사
회 공헌도 했다. 이는 후대가 이들의 사진을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맥락에서 해석
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또한, 해방 이후 자생적인 한국 사진미학이 있는데,
사진비평가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한국 사진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를 잘 정
리해서 세상에 알리고, 한국 사진의 역사를 세우는 것이 눈빛의 역할이라고 생각
한다. 한국 현대사진사 정리를 필생의 작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집은?
김명철의 <아름다운 소풍>. 1950-60년대 정물사진과 가족사진을 엮어 만든 사진
집이다. 지금 봐도 상당히 모던하다. 직접 만난 적은 없지만, 유족들이 사진을 잘 보
관한 덕분에 책으로 만들 수 있었다. 대개 사진가의 유족들은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지 않다. 아버지 때문에 고생을 해서 그런 듯하다. 하지만 김명철 유족들은 정태원, 쓰러지는 이한열, 서울 연세대, 1987 심규동, 고시텔,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