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월간사진 2018년 9월호 Monthly Photography Sep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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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패셔너블하게 바라보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패션사진이다.
어떤 분야의 사진을 찍든 스토리텔링을 넣고,
패션사진일 것이다.
- 김용호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시도한다면 그것이 바로 “
이영애를 모델로 ‘Seven senses’ 콘셉트로 촬영한 패션화보, 2001
패션(사진)을 영향력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 샤넬이나 루이비통을 입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러한 브랜드를 알고 있다. 또한, 많은 중저가 브랜드가 고급 브랜드로부터
모티프를 얻어 옷을 제작한다. 그러니까 패션이 셀러브리티에게 접근하는 것이다. 최
근에는 SNS 인플루언서들이 패션(사진)에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이 가
진 영향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꼭 고급 브랜드 옷을 입을 필요는 없다. 각자 자
기 환경에 맞춰 패션을 즐기면 된다. 유니클로를 입든 자라를 입든 무엇이 문제인가.
종이 매체의 위기라고 한다. 패션사진가로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적인 컨셉트로 진행된 루이비통 광고사진, 2008
사진은 정보 전달이 아닌, 감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매체라고 생각한다. 종이를 고
집하든 모니터를 고집하든, 이는 개인의 선택에 관한 문제다. 물론, 멋지게 프린트를
해서 액자에 넣은 다음 조명을 비추면 사진을 감상하는 맛이 뛰어날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고 있지 않나. 예를 들어, 종이책을 읽든 전자책을 읽든 ‘독서를 한다는
것’이 주는 즐거움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아날로그의 붐이 일고 있지 않은가.
20~30대 사이에서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가 유행인 건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흐
름이 계속된다면, 새로운 종이 매체가 지속적으로 등장할 것이다.
패션사진가 선배로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들어 상업 사진가에게 많은 권한이 생겼다고 말하는데, 이를 달리 생각하면 사
진가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용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말이다. 사진을 너무 노동집약적인 행위로 인식하는 것 같다. 좋은 환경이 갖춰진다
면, 우리도 크리에이티브한 사진을 탄생시킬 수 있다. 우리는 언제쯤 데이비드 라샤
펠 같은 거대한 작업을 할 수 있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이 곧 창의력이다. 예를 들어, 내가 현대카드의 <우아한 인 현대카드 광고, It card_white table, 2012
생>을 작업할 때 값비싼 소품이 없었다면 이러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결
국 좋은 광고주가 좋은 사진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시장 문제로 귀결된다.
작은 시장에서 아웅다웅하다 보니까 사진가나 기자나 하고 싶은 걸 하지 못한다. 그
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사실은 사진가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발전해야 이 세계
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용호가 생각하는 패션사진이란 무엇인가?
예전에는 모델에 옷을 입혀 찍는 사진이 패션사진이었지만, 지금은 그 개념이 달라졌
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패셔너블하게 바라보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패션사진이다.
대림미술관에서 선보였던 <몸(Mom)>이나 현대자동차 <브릴리언트 마스터 피스전>
이 이러한 맥락에 있는 작업들이다. 특히, 현대자동차 사진의 경우 내가 패션사진가
였기 때문에 자동차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어떤 분
야의 사진을 찍든 스토리텔링을 넣고,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시도한다면 그것이 바로
패션사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