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3 - PHOTODOT 2016. 12 Vol.37
P. 33

Betweenless-#108, 2016, Digital Pigment Print, 150 x 120 cm  Betweenless-#018, 2016, Digital Pigment Print, 150 x 120 cm


                         <공백매체>, ‘Everything is purged’ 모든 것은 제거되었다
                  ≪올해의 작가상 2016≫ 전시에서 선보이고 있는 백승우의 신작 <공백매체          사람들이 의미 없이 기록하고 정리해놓은 사진들과 실체가 불분명한 사진들
                  (Blank Medium)> 시리즈는 모두 픽처의 개념이 반영된 작품이다. ‘공백매     을 모아서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아카이브로부터 탄생한 이 작품들은 크롭,
                  체’라는 단어는 디지털 저장 용어에서 기준이 되는 데이터만이 이미 기입된           블로우 업, 밝기 조절, 재배열 등 사진적 손상의 행위가 이루어졌다.
                  데이터 매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예를 들어 64GB 메모        저자 존 발데사리의 책에서 발췌해 온 텍스트 ‘Everything is purged’는 사
                  리를 쓸 때 64GB를 다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건들 수 없는 어떤 범위       진 매체 기존 기능의 종료를 선언하고 픽처로서 재조정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 데이터가 항상 메모리에 저장되어 있는데, 사진도 마찬가지로 바뀔 수 없          의도가 담긴 이번 작품을 아우르는 문장이다.
                  는 고유한 특성의 범위가 있다는 것이다. 백승우의 이번 작업은 그 범위를           <Framing From Within>작품은 백승우가 유일하게 직접 찍은 사진으로 촬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어떤 의미를 넣느냐에 따라 사진이 어떻게 변화하는            영 당시 의도와 상관없이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 포착된 사람들을 확대해 추
                  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출한 작업이다. 그는 우연을 작업에 포함시킨다. 사진의 일부분을 확대한 뒤
                  <Framing From Within>을 제외하고 <Betweenless>, <Wholeness>, <11   원본 사진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주지 않은 채 작게 프레이밍했으며 작품과
                  Players>, <Colorless> 시리즈는 작업에 전부 수집한 사진을 이용했다. 그는   관객의 물리적 거리를 멀게 함으로 이미지의 가독을 방해하도록 했다.




                                                                                                                    31




         WPM   @     JOEC                                                                                                       য়റ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