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PHOTODOT 2016. 12 Vo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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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o Movens 3, 2016, 150x150 cm, Archival Pigment Print  Homo Movens 2, 2016, 150x150 cm, Archival Pigment Print




                         나를 알아가게 하는 매체, 사진
                  그녀에게 사진은 다른 어떠한 것보다 자신의 ‘말’을 잘 표현해 주는 매체다.         성지연의 연출된 인물사진은 일상과 비일상,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
                  그 자체가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예술            의 간극에 대한 미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이전 작업 <Entre-Deux (애매
                  에 대한 전반적인 공부를 하며 여러 매체들을 다뤄보았지만 사진만이 그녀            모호)>시리즈에서 오브제를 연출해 그 내러티브를 잘 나타냈는데, 대표적으
                  내면에 존재하는 목소리를 이끌어 내주었다.                            로 <Mask 1>은 가면에 이중적인 코드를 장치해 모호한 성 정체성의 경계를
                  그녀는 프랑스에서 꾸준히 사진 작업을 했다. <A distance>, <La chambre   시각화했으며 <Grey Stone>에 등장하는 회색 돌에는 인생의 무게라는 상
                  ordinaire>, <Entre-Deux (애매모호)>, <In-Persona>, <Soliloquy> 등의   징적 의미를 넣었다. 돌을 머리 위로 올리는 혹은, 내리는 애매모호한 여성의
                  시리즈를 이어오며 그녀만의 탄탄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성지연의 작품들            포즈를 통해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극적인 느낌을 받음과 함께 인물의 내면
                  은 연극의 한 장면이 정지한 것 같은 극적인 이미지를 보여준다. 작가가 의          까지 생각해보게 된다.
                  도적으로 설치해 놓은 은유적 장치들이 등장하기도 하며, ‘내레이션’이 생략
                  된 채 어떤 감정을 연기하는 인물만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각각의 이미          최근 몇 년 전부터 작가는 오브제가 제외된 인물 중심의 작업을 하며 물체에
                  지들은 공통적으로 작가가 엄격하게 계산해 연출한 뒤 촬영한 인물사진이             담긴 상징적 내러티브보다 인물의 감정과 그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췄다. 이
                  다. 바로 이 점이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 그녀의 작업방식이기도 하다.             번 신작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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