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PHOTODOT 2016. 12 Vol.37
P. 42
Photodot Focus : 사진을 보는 네 개의 시선 : 윤진영
과학적 성찰의 축적과 강렬한 이미지로 경직된 관념에 균열을 일으키는 ‘분해자’
윤진영 (Yoon Jin Young)
윤진영은 연세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후 홍익대와, 미국 애리조나 주립 대학에서 사
진을 공부했다. 2013년에는 홍익대에서 미술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최근 주요 전시
로는 개인전 《The Remains: Human Artifacts》(공근혜 갤러리, 2012), 《The Last
Breath》(토포하우스, 2013), 《Reversal of Dominance》(서울문화재단 서교예술실험
센터, 2016), 단체전 《 KAIST Science Humanity Project,》 (카이스트, 대전, 2013),
《Life is very Beautiful》(GS Caltex Yeulmaru, 여수, 2014), 《Raw Regard》(최정
아갤러리, 서울, 2014), 《중앙미술대전 선정작가전》(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
관, 서울, 2015), 《Artifact: Alternatives 2015》(Ohio University, Athens, Ohio,
USA, 2015),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여수, 2016), 《Mapping a Global Art and
Innovation Landscape》(연세대학교, 서울) 등이 있다. 수상으로는 2015 중앙미술대
전 대상, 2016 GAMMA Young Artist Award, 2016 일우사진상 등이 있다.
글_박중현 기자(kisstheblossom@naver.com) 생물에 대한 과학적 성찰과 예술적 관점의 사진의 접목
아름다움, 혹은 이를 느끼도록 하는 미적 판단(aesthetic 윤진영은 처음부터 사진의 길을 밟진 않았다. 고등학교까진 미술을 전공했
judgement)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어느 정도 상반된 견해는 존재하지만, 고 과학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대학에선 생물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졸업
칸트를 비롯한 미학자들은 그것이 무의식적으로나마 이해나 공감, 친숙함 무렵 가졌던 진로에 대한 고민 끝에 다시금 예술을 생각하게 됐고, 예술적
등을 수반하는 심미적 행위라는 것에 대체로 동의했다. 그렇다면 참 이상한 도구로서 사진의 매력뿐 아니라 예술 이외 기술 매체가 갖는 큰 가능성에도
일일지 모른다. 지난 제7회 일우사진상을 수상하며 기념전을 갖고 있기도 흥미를 느껴 본격적으로 사진을 선택하게 됐다. 그러나 생물학을 전공한 대
한 윤진영 작가가 작업물로 다루고 있는 것은 바로 ‘곰팡이’이기 때문이다. 학시절, 그리고 그 훨씬 이전부터 생명성이 드러나는 ‘날 것’의 이미지에 큰
그런데 아름답다. 곰팡이인 걸 모르고 보아도, 알고 보아도 그렇다. 지난 11월 매혹을 느껴온 그녀였다. 신체 내부의 풍경, 내장, 교묘히 연결된 조직들, 다
중순, 한창 ‘곰팡이 작가’로 불리우고 있는 윤진영 작가를 만났다. 양한 색감의 붉은 핏빛까지. 이는 시각적 스펙터클에서 느껴지는 매력과 함
께, 그 내연에 존재하는 죽음과의 맞닿음, 죽음 앞에서 비로소 현시되는 강렬
한 생명력에 대한 매혹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이러한 이미지들을 통해 삶이
나 죽음, 생명에 대한 사유로 끌어들여지곤 했던 경험이 많다고 고백한다.
40
WPM @ JOEC য়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