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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gal Apoptosis 002, 작가가 배양한 곰팡이, Digital C Print, 120cmx180cm,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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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포토시스(Apoptosis)란 세포가 괴사나 병적인 죽음이 아닌 세포조직의 순환 과정에 따라 자
                                                                     연적으로 소멸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작품은 곰팡이의 이러한 생멸 과정을 초 근접 촬영했
                                                                     다. 미세한 디테일이 모여 생명력을 간직한 죽음의 풍경처럼 재현된 작업으로, 인간의 눈에 보
                                                                     이지 않는 세계를 삶과 죽음의 풍경으로 표현하였다.









                         불편함 혹은 쓸모없거나 소외된 대상에 대한 응시
                  “인간이 불편하게 인식하거나 터부시하는 것은                           지게 된 것은 사실인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가 유한한 이상 언젠
                  결국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연결된다.”                             가는 죽음을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죽음 그 자체나 이에 관한 성찰과 사유
                                                                     는 오히려 가까워야 하며 가까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곰팡이는 이러
                  그녀가 작품 속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것은 비단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만           한 삶과 죽음의 과정을 그 치열하리만치 끈질긴 생명력으로 잘 드러내주는
                  은 아니다. 점점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들은 안락만을 추구하며, 그것은 오히          대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그로테스크한 대상들은 삶에서 느끼는 고통과
                  려 자연스러운 흐름처럼 여겨지게 됐다. 물론 안락함은 그릇된 것이 아니며           무거운 감정들을 상기시킨다. 또한 인식의 경계에서 모호한 상태 혹은 혼돈
                  이는 삶을 영위하기 위한 활동이 예전보다 더욱 각박해져감에 따른 이유도            의 상태에 머물러 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묘한 매력이 있다. 혐오스러운 대
                  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점점 삶이나 죽음, 생명 그 자체에 대한 사유가 멀어        상이 주는 고통에 대한 인내를 통해 낯선 아름다움을 발견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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