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7 - PHOTODOT 2016. 12 Vo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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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Dual Invasion 1, Image of fungi etched on stainless steel scalpel, Iron, MDF,
28cmx1.4cmx170cm, 2016
설치(Dual Invasion)
수술용 메스를 형상화 한 칼날 모양 구조물에 곰팡이가 피어나는 패턴에 따라 부식시킨 작업이
다. 다른 칼과 다르게 생명을 살리기 위한 도구로써 죽음의 경계를 넘나드는 수술용 칼을 통해 생
명에 관련된 이중적 의미를 담고자 했다. 자연과 달리 죽음에 능동적으로 저항하는 인간의 노력
과 의지를 나타내며 곰팡이는 이러한 저항에 침투하는 상징물로써 그려졌다. 어떤 물체보다 ‘무
균’ 상태여야 하는 수술용 메스의 형상에 그려진 곰팡이의 부식 패턴은 생과 죽음에 대한 기념비
처럼 보이기도 한다.
윤진영은 올 해를 돌아보며 일우사진상 수상과 함께 작품 <분해자 세균, 침입종과 같은 생물학적 담론은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Decomposer> 시리즈를 완성하기 위해 주력했던 한해라고 고백한다. 그간 어쩌면 이미 충분한 시의성을 지니는지 모른다. 또한 그녀가 매체 간, 관념
꾸준히 표현하고자 한 과학적 실험과 예술적 표현의 융합뿐만 아니라 비단 사이,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 등의 다양한 경계에서 보여준 ‘허묾’은 앞으로
사진 위주의 작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상과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폭넓게 도 작가 윤진영의 작품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할 당위라고 느낀다. 그녀는 앞
수용하며 작가 자신의 관심사를 명확히 하고자 한 것이다. 취재를 진행하며, 으로도 계속 곰팡이의 과학적 특성을 연구하고 활용하면서 삶과 죽음을 비
그리고 본 기사를 작성하면서도 그녀의 이미지가 우리에게 특유의 아름다움 롯한 다양한 내러티브를 구사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것은 물론 고정되어 있
과 울림을 주는 이유에 대해 고민했다. 그것은 독특한 오브제와 그를 품어내 는 것이 아니라 그녀가 살아가면서 새롭게 경험하고 배우게 될 것들에 대한
는 시선, 매력적인 시각적 이미지도 물론 존재하지만 그가 다루는 곰팡이와 기대와 설레임에서 올 영감일 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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