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8 - PHOTODOT 2016. 12 Vo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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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dot Focus : 사진을 보는 네 개의 시선 : 한성필
대상과 인간,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작가적 재현과 예술적 감성의 조화
한성필 (Han Sung Pil)
한성필은 중앙대학교 사진학과를 졸업하고 런던 Kingston University, London 및
The Design Museum, London의 공동 프로그램 Curating Contemporary Design
석사 (MA) 과정을 졸업했다. 최근 주요 전시로는 개인전 《Diplopia》(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2013), Facade Project 《PHOTOVISA Festival》(러시아 크라스노다르, 2013),
《Ground Cloud - XVII Encuentros Abiertos》(Festival de la Luz, 한국중남미문
화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2014), 《POLAR HEIR》(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2015), 《INNOCENCE》(민통선 내 연강 갤러리, 경기도 연천, 2016) 등이 있고 그 밖
에 세계적으로 다수의 설치 작업과 단체전을 가졌다. 프랑스, 미국 등지에서 수상과 레
지던시 이력이 있고 2016 7회 일우사진상을 수상했다. 저서로는 『Fantasmagoria』,
『POLAR HEIR』, 『Facade』 등이 있다. 그의 작품들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
관, 경기도미술관, 아라리오 컬렉션, 미국 대사관, 프랑스 대사관 외 세계적 유수의 갤러
리 및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파사드(Facade) 작업의 시작, 실재와 재현의 경계
한성필이 그의 파사드 작업의 시작을 떠올리며 추억하는 것은 2004년 겨울
의 런던이다. 당시 런던에 머물고 있던 보수 중이던 세인트 폴 대성당(The
Saint Paul Cathedral, London)과 마주한다. 그리고 공사를 위해 성당의 실 “정확히 이야기해서 실재(Reality)와 재현의 경계
물 크기를 정확히 복사해 걸어놓은 대형 차단막을 발견하고 놀랄 수밖에 없 에서 혼동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당시 나의 위치,
었다. 마치 무대 장치 같은 조명 속에 드러난, 대성당의 모습이 흡사 그대로
즉 시각과 원근의 이동에 따라서 세인트 폴 대성당
재현된 차단막은 그에게 너무나 인상적이었고 오히려 현실의 성당보다 더 은 실재(Reality)와 ‘극 실재의 재현 (Hyper-Realistic
아찔한 느낌을 준 것이다.
Simulacrum)’의 경계 사이를 보여 보여주고
사진이 2차원의 원근법을 사용한 회화를 재현한다고 할 때, 이것은 3차원적
인 리얼리티의 재현인가 혹은 거울 같은 이미지의 복제인 것인가. 한성필로 있었으니까요. 한마디로 표현해서 그것은
하여금 ‘파사드(Facade)’ 작업으로 이끌게 한 의문은 바로 이것이었다. 그렇 초현실이라고 할 수 있어요. 등신대 크기의
다면 이 사진들은 실재(實在)와 이상 중 무엇을 구현시키려는 것인가. 복원 이미지는 원본인 성당(Original)을 가려놓았지만,
중이었던 런던의 세인트 폴 성당을 본 이후 계속하고 있는 그의 작업은 회화 동시에 원본을 대신하여 잔상(殘像)의 이미지로써
와 사진 재현의 양면적 역할에 대한 고찰이다. 대치하고 있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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