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8 - Choi wungsub Success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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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제르바이잔 정보통신부가 이 미완의 사업을 나에게 완료해달라고 부탁해왔다. 정보통신부
장관과 차관이 나에게 신세 진 일이 있어 ‘낙츠반 신설 전자교환기’ 사업을 의뢰해온 것이다.
기꺼이 수락을 하고,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하여 한국의 모 대기업과 MOU 를 맺었다. 더불어
여러 통신 회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며, 한국에도 수십 번 오가는 등 일을 추진하는 데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프로젝트는 여전히 완료되지 못하고 진행 중에 있다. 한국
모 대기업의 고가 정책으로 아직도 실행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부 장관이 직접
부탁한 사업이라 최선을 다해 완공시키고자 했으나, 대기업의 높은 가격정책에 밀려
지지부진하게 되어서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후에 낙츠반 주 정부에서 추진하는 또 다른 사업, 태양광발전 사업에도 참여하게 되었다.
아쉽게도, 이 사업 역시 한국 대기업들의 마인드 부족으로 아직까지 성사되지 못해 실패한
프로젝트로 남기게 되었다. 주어진 모든 사업을 거침없이 성사시켜 오다가 이 두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유일하게 실패한 사업이라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지만, 일의 실패 이후로 얻은 점이
하나 있다. 반드시 덩어리 큰 기업들만 큰 프로젝트를 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같이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도 역량과 감당해낼 마음가짐만 흔들림 없다면, 얼마든지 큰
프로젝트를 도맡아 해낼 수 있으리라는 집념과 오기가 생겼다. 이런 깨달음은 훗날 아주
요긴하게 사용되었다. 회오리처럼 대형 프로젝트들이 쉬지 않고 몰려왔을 때, 힘겨움과 초조함과
고통을 넘겨가며 보기 좋게 완수해내는데 큰 원동력이 되었다.
국가 랜드마크
바쿠엑스포센터
초대형 회전 전광판
2009 년 12 월, 여느 해처럼 큰 일 없이 연말로 향해가고 있었다.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낯선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데이빗 최인가요?”
“그렇습니다만.”
그러더니, 어디론가 속히 오라는 것이었다. 통화음질이 안 좋아 어느 장소를 말하는지 듣지 못한
채 전화가 끊어졌다. 집에 도착하자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영부인 비서입니다. 지금 속히 만났으면 합니다.”
그녀가 말해준 사무실로 찾아가니, 한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초대형 전광판을 설치해야 하는데, 영부인께서 이 프로젝트를 데이빗에게 의뢰하라고 하셨습니다.
내년 5 월 말까지 완공해서 6 월 1 일부터 4 일까지 열리는 바쿠석유가스전시회 때
개막해주십시오.”
짧은 기간에 그토록 큰 사업을 완수하라니, 황당하기 그지없는 프로젝트였다. 동시에 욕심을 안낼
수 없는 큰 프로젝트기도 했다. 앞으로 남은 기간 5 개월,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들이 제시한
전광판 디자인 콘셉트 또한 전혀 아니다 싶었다. 우선 현장부터 방문해보자고 했다. 현장은 공항
근처에 위치했다. 전광판이 세워질 곳은 2010 바쿠엑스포센터 중앙에 위치하는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