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죽산조봉암기록

<르포: 농촌을 보고 와서>

(『국제신문』, 1948년 11월 13일 2면)

[본사 특파원 방경린] 일제가 우리 농민착취의 수단으로 제정한 미곡의 강
제공출법은 새 정부 수립으로 폐지되고 대신 양곡매입법이 제정되어 국

민의 식생활을 보장하는 새로운 출발을 하게 되었다. 조봉암 농림장관은

지난 5일부터 5일간에 걸쳐 전북, 충남 농지의 농촌을 순회하며 농촌의

실정을 파악하고 매입법에 대한 구체적인 강연을 하여 큰 수확을 얻었다.
현재 농민들은 이 문제에 대하여 어떤 생각을 하며 또 말단 관청 직원들

은 얼마큼 성의를 가지고 있는가? 기자가 조 장관을 수행하여 직접 보고

들은 사실 그대로를 여기에 기록했다.

우선 제일 먼저 어느 곳에서나 듣는 말은 공출제도를 폐지하고 매입법
을 제정했다는 당국에서 어째서 작년보다 더 가혹한 수량을 할당하느냐

하는 원성이었다. 이것은 농민뿐 아니라 말단에서 일하는 면읍의 직원들

까지도 이해 못 하는 내용이었다. 이런 원성을 말하는 그들은 결국 제도

가 폐지되면 곧 양곡의 통제가 해제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조 장관은 이

것이 농민의 자양곡 통제라는 대체 원칙이 폐지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계속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범위 안에 강제로 공출

시키는 강압적 방법이 없어지고 자발적인 도의심(민족적 양싱)에 맡기게

되어 그 한도에서 매상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공출제도와 매입법의 차

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문제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통해 그동안 시간적 이유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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