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0 - 죽산조봉암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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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임 사건에 대해 「조선일보」는 ‘해임당한 것’이라 보고 다음과 같이 보
도했다. 조봉암 자신도 본 사건은 이승만 정권에서 자신을 실각시키기 위한
모략이라고 했다.
왜 해임 당했나?
(「조선일보」, 1949년 2월 23일 조간 1면)
조봉암 농림장관이 2월 21일 이 대통령의 권고로 해임 당했다. 해방 직
후까지도 공산당원이던 그는 이듬해 박헌영 일파와 싸우고 공산 당적을
떠나서 속칭 중간노선의 정치 활동을 해왔으나 좌익에서는 반동으로 몰
고 우익에서는 공산당원으로 몰았으며 중간파에서조차 좌익으로 몰렸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렇다 할 정치 기반을 갖지 못하였던 조 씨는
5·10선거에서 인천 을구에 출마하여 좌파와 중간파의 동정투표로 당선
되었다. 원내에서는 무소속의 선두 말썽꾼인 그를 회유했고 이 대통령은
농림부장관에 등용하였다. 전반은 어수선한 판으로 지내왔고 후반은 공
으로는 직책에, 사로는 지반확보에 분주하였으나 한편으로는 그의 시련
기였다. 지난 섣달부터 조 장관의 사임설이 유포되고 후임에는 민주국민
당 투사이며 국회의원인 홍 모 씨 설까지 자자하였다. 기회가 있을 때마
다 조 장관의 사임설이 떠돌더니 그는 드디어 내기 싫은 사표를 내고 싫
은 듯 그 자리를 떠났다.
왜 조 장관은 내쫓기게 되었으며 이제야 물러나게 되었을까?
문제의 발단인즉 지난 2월 1일 감찰위원회에서는 그야말로 돌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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