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 - 전시가이드 2023년 03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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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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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두마의 휴식, 116.7×91.0cm, 1980(역 원근법)




            조화시킨 것이다. ‘입어유법(入於有法)-출어무법(出於無法)-아용아법(我用我       이해해야 한다. 자연 속에서 파악된 인물 미학의 시각은 노동하는 인물들로
            法)’으로 이어지는 미감이 그것이다. ‘입어유법/출어무법’이란 공부를 시작함      주목받은 국전 시대 속에서도 ‘대지를 닮은 색채미감’에서 찾을 수 있다. 작가
            에 본보기(法, 곧 古典)가 있지만, 법이 없는 자신의 창작 속에 몰입했다는 뜻    는 인물과 자연을 형태로서 인식하기 보다 색의 정감과 전체 구조 속에서 파
            이다. ‘아용아법, 나는 나의 예술을 한다’는 인식, 우리는 ‘강길원 만의 구상화   악하는 태도를 견지했다. 화려한 색을 사용하기보다 질서와 색채의 조화를 좇
            풍’ 속에서 변화하는 시대미감을 읽어야 한다. 구상시대의 전통을 배태하면서       는 가운데 ‘인물과 풍경’을 배치한 것이다.
            도 과거의 틀에 머물기보다 자신만의 학예일치(學藝一致)를 구현해 ‘개성어린
            화풍’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시대를 초월한 자연미감, 인물과 연결된 ‘역전의 세계관’

            20대 최연소 국전 추천작가, 아카데미즘을 넘는 시대인식                 풍경화에서 느껴지는 순환의 미감은 ‘지폐에 매달려 있는 가족 그림’ 속에서
                                                            더욱 선명히 드러난다. 삶의 애달픔 마저 희망으로 역전시키는 시각은 우여
            흔히 국전 아카데미즘을 이야기할 때 거론되는 것이 대체적으로 단정하고 다        곡절과 산고의 고통이 이어진 60-80년대를 살아낸 작가정신을 대변한다. ‘역
            소곳이 앉아 있는 인물화풍을 말한다. 관학풍으로 그린 인물화와 더해진 향토       전의 세계관’을 통해 치유와 화해라는 아이러니한 미감을 전해준 것이다. 80
            적인 소재와 분위기는 초기 강길원의 작품구조에서도 쉬이 발견할 수 있다. 당      년대 다양한 매체의 도전 속에서 강길원은 초현실적 시대인식을 다룬 ‘역원
            시의 출품작들은 국전을 통해 주류를 이룬 기성작가들의 작품 경향과 심사제        근법(逆遠近法) 화풍’을 선보인다. 이러한 시각은 다시점의 다층구조(일종의
            도 등에 맞출 수밖에 없는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국전풍의       layer)를 보여준 ‘역원근 종합주의’ 속에서 절정을 이룬다. 작가 스스로 명명
            초기 양식임에도 강길원의 초기 구상들은 ‘노동하는 인물상의 강인함’과 ‘전통      한 역원근법 시리즈는 조감도를 그리는 방법의 하나로, 배경의 입체를 전경(
            향토주의를 잇는 대상들의 유연함’이 향후 풍경화를 연결하는 독창적인 모티        前景)의 입체보다 크게 그려 ‘화면의 중심에 집중해야 할 눈(원근법의 구조)’을
            브로 작용한다. 국전양식의 고착화된 경향 속에서도 창의적인 예술성과 진취        반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전통 산수화에서 사용되는 시점을 서양화의 기법
            적인 현실인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자연은 실재하는 형태와 관계없이 쉬       과 결합하여 한국인의 사유구조에 근간한 새로운 전통을 구상회화 속에서 실
            이 변화를 추구한다. 작가의 인물화는 시간의 흐름을 머금은 자연주의 속에서       험한 것이다. 도시와 문명에 길들여진 사람들 사이, 아름드리 풍경이 역전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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