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전시가이드 2022년 11월 이북
P. 73

10-6313-
                                                                                     t  문의 0
                                                                                                7 (이문자 편집장)
                                                                          ar
                                                                           t1004@hanmail.ne
                                                                                              2
                                                                                               4
                                                                   보도
                                                                     자료는
                                                                          cr
                                                                                               7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전시
































                                      열정피오르다, 90.9×60.6cm, 2022            DreamEnergy No.015(달의여신), 90.9×60.6cm, 2022






            혼재하는 상황에서도 전체적인 통일감이 감지된다.                      새롭지는 않을지언정 자유로운 곡선이 이리저리 혼란스럽게 움직이는 듯싶은 시
              이들 작업 가운데 눈에 띄는 형식의 하나는 흡사 지렁이가 기어간 듯싶은 구불    각적인 이미지는 그만의 조형감각이지 싶다. 이 작업에서는 단순히 손가락의 힘에
            구불한 이미지가 화면 전체를 채우고 있는 모양새다. 깊게 파인 흔적처럼 보이는     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눈으로 읽히는 시각적인 이미지로서의 선은 어느 면에
            이러한 이미지는 유려한 리듬을 촉발한다. 마치 살아 움직이는 걸로 착각하기 쉬     서 붓의 세밀한 표현보다도 더 깊고 섬세한 감정을 묻혀낸다. 손가락을 사역하는
            운 이미지이다. 더구나 그 이미지는 마치 부조처럼 음각 형태로 자리하면서 화면     것은 다름 아닌 감정과 미의식이기 때문이다.
            에 동적인 활력을 불러일으킨다. 방향성 없이 이리저리 자유롭게 움직이는 움푹      한편 문을 소재로 한 평면적인 이미지의 작업은 이지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기
            파인 선의 동세는 시각적인 쾌감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덧붙여 또 하나의 이미지     반으로 한다. 처음부터 계획되고 의도된 대로 작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지극히 단
            가 존재한다. 자유롭게 움직이는 선과 다르게 일정한 리듬과 방향성을 가진 선이     순한 시각적인 이미지이지만 그처럼 간결하게 압축하기 위해서는 비례감각에 대
            다. 힘차고 빠르고 명확한 제스처로 유려한 흐름을 만들어내는 선은 신체적인 힘     한 이해가 선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제한된 색채만으로 이루어지는 단순 평면이
            과 긴 호흡을 반영한다. 작가의 신체적인 힘이 어떻게 회화적인 이미지로 변환하     기에 최적인 이미지를 찾아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작품 숫자가 많지 않아 그 전
            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모를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작업량이 늘어가면 적합한 비례를 찾는 감각 또한 좋
            이러한 표현기법 또는 표현 방법은 신체적인 힘을 이용한 액션 페인팅의 한 지류라    아질 것으로 보인다.
            고 할 수 있으나, 음각 형태의 선은 뜨거운 추상의 보편성을 벗어난 것이다. 이처럼   추상회화에서 흔히 쓰이는 흘리기나 뿌리기 등의 기법을 중심으로 하는 작업은 물
            움푹 파인 모양의 선은 손가락의 힘으로 이루어진다. 일종의 핑거페인팅이라고 할     감의 축적으로 인한 복잡한 구성임에도 색채의 조화로 인해 혼란스럽지 않다. 크
            수 있으나, 물감을 손가락으로 찍어다가 캔버스에 붙이는 일반적인 방법과는 다르     고 작은 점이나 선 그리고 반점과 같은 이미지들이 혼재하는 상황에서도 다채로운
            다. 이때 질감을 나타내기 위해서는 물감 자체 또는 물감을 혼합한 미디엄과 같은    색채의 조화는 아름답다. 그러고 보면 그는 아름다운 색채이미지에 대한 감각은
            용재를 사용함으로써 부조와 같은 시각적인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진득한 물감의      타고난 게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그림은 아름다워야 한다는 대전제를 충족시키는
            덩어리가 굳기 전에 손가락으로 파내듯이 작업하는 일련의 과정이 머릿속에 선연      데 필요한 감각은 선천적이라는 얘기다.
            히 그려질 정도로 그 이미지가 명료하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그의 추상회화는 일천한 화력에 대한 불안감을 일거에 씻
              다시 말해 물감이나 물감을 섞은 미디엄을 두텁게 바른 뒤 마르기 전에 손가락의   어낼 만한 수준의 안정적인 조형감각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
            힘을 이용하여 음각 형태의 선을 만드는 것이다. 손가락을 이용하는 표현기법이      는 첫 작품 발표전을 통해 한 걸음 성큼 진전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71
                                                                                                       71
   68   69   70   71   72   73   74   75   76   77   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