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전시가이드 2022년 11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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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t1004@hanmail.ne
                                                                   보도
                                                                     자료는
                                                                          cr
                                                                                     t  문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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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보도자료는  crart1004@hanmail.net  문의 010-6313-2747 (이문자 편집장)
                                                                                         10-6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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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제, 75x50cm, Eggtempera on paper, 2021







                                2022. 11. 8 – 11. 19 레드부츠 갤러리 (T.031-426-4123, 경기 의왕)






             정신의 공간-관곡지                                     한 색과 움직임, 분위기가 본질에 대한 탐구로 나를 이끈다.
            최미나 초대전                                         카오스, 무(無)로부터의 창조, 색들과의 대화
                                                            미리 어떤 구상으로 얻어진 그림이 아니다. 어떤 구도로, 어떤 색으로, 어떤 의도나
                                                            효과를 주려는 그런 과정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다. 손을 빠르게 움직였다. 미처 머
            글 : 최미나 작가노트                                    리가 따라오지 못하게 이리저리 방향을 바꿔가며 그렸다. 움직임은 나의 생명력에
                                                            서 나왔다. 이것들이 창조의 핵심적인 힘이다. 점차 여러 색들이 쌓이고 부딪히면
            정신의 공간                                          서 카오스(혼돈)가 생긴다. 이런 카오스가 우리는 낯설다. 질서정연한 세상에 익숙
            누구에게나 특별한 장소가 있을 것이다. ‘관곡지’가 내게 그런 특별한 경험을 했던   해서이다. 하지만 나는 카오스을 두려워하기보다 오히려 작품이 되는 과정에서 그
            장소이다. 그곳에 가면 깊은 숨이 쉬어 지고, 거대한 우주 질서의 한 조각인 나를   것을 더 만들어내려고 한다. 내게 익숙한 것들을 떨쳐서 낯설은 것들을 가져오는
            느낀다. 12월의 이른 아침의 관곡지의 풍경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지난날의 풍    시도를 해보고 있다. 여기에서는 익숙한 어떤 것도 없다. 다양한 색의 혼합이 있고,
            성한 모습은 간데없고 연 줄기만 남아 마르고 딱딱해졌는데 그나마 바람에 꺾여      비밀스런 공간이 만들어지고, 어쩌면 무의식 속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기도 한다.
            얼음물 속에 처박혀 있었다. 바람과 물을 따라 형성된 아름다운 선만이 보였다. 해   카오스에는 되어가는 과정으로서의 무(無)가 있다.
            가 떠 오르면서 간밤에 얼어 있던 땅이 그 열기에 녹아 순간 땅에서 수증기가 피어
            올랐다. 태양빛의 자애로움, 땅의 온기, 물과 공기의 위 아래로의 움직임, 끊임없이   이제 의식적인 작업을 해야 한다. 조화로움을 가져올 그 무엇 하나를 계속 찾는 것
            순환하는 그 모든 과정이 한꺼번에 내 안으로 들어왔다. 그것은 진실한 체험이다.    이 예술가, 혹은 감상자의 과제일 것이다. 이제 나는 의식적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된 것 같은. 이것은 작업을 하면서 그림과 내가 이루어 낸 체험  듣는다. 색들과의 대화이다. ‘나’로부터 나왔지만 이제 이들은 나에게 속해있지 않
            과 근본적으로 동일하다. 색의 정신적인 본질에 닿으면 합일의 과정을 체험한 것     다. 분리되고 객관적인 색과 형태와 선을 마주하는 작업은 진실한 나를 내가 체험
            같다. 그 진실한 체험이 관곡지 작업의 모티브가 되었다. 관곡지가 품고 있는 다양   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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