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 - 2019년02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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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Rhythmic motion_2010_interactive media installation_com-
puter, projector, firewire camera, loud speakers_program-
ming with Max/MSP/Jitter/Cyclops
Starry motion_2017_interactive media installation_comput-
er, projector, Kinect camera, loud speakers_programming
with vvvv & Kinect SDK
관객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전시 공간 여하게 되는 것과는 다르게 보여진다. 보다 구체적인 차이는 무엇인가?
사비나미술관에서 전시했던 작업에서는 컴퓨터 시스템에 검출되는 관객의
오창근의 Interactive 모습을 시각화했다. 전시장으로 입장하는 관객은 언제 자신의 모습이 포착
될지 모르는 상태로 작품을 맞닥뜨리게 되고 그 결과를 바꿀 수도 없다. 관
객을 수동적인 피사체로 재현하는 감시 시스템으로써의 미디어이다. 반면에
Media Installation Works ‘Rhythmic Motion’과 ‘Starry Motion’을 비롯한 ‘Portrait’ 연작에서는 디지털
거울과 같은 장치를 앞에 둔 관객의 반응이 중요하다. 그리스 신화에서 나르
시스가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과 사랑에 빠진 것처럼 디지털 거울은 관객에게
이주연(경인교육대학교 교수) 직접적인 참여 장치로 기능하게 된다. 관객의 더 이상 관조자로서 수동적인
존재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모습 또는 그 변형된 이미지를 스스로 연출해보
고 결과를 즐기면서 작품을 좌우할 수 있는 적극적인 존재, 즉 행위자로서의
관객으로 승격된다. 화면이나 음향으로 남은 자신의 궤적을 다시 감상하면서
미술 표현의 재료이자 도구인 매체, 즉 미디어는 관객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 작품의 변화를 의도할 수도 있는데, 이처럼 추체험(追體驗)의 관계가 조성되
공하는 수단이자 관객과의 소통을 목적으로 하는 매개체이다. 관객을 작품에 면 몇 시간이고 관객은 작품과 교감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도 전시장에서 이
참여시켜 상호작용하는 데 중점을 둔 인터랙티브 아트에서는 디지털 환경에 런 관객을 여러 번 보았는데, 작품 앞에서 관객은 어느새 주인공으로 변한다.
서의 상호작용성, 시공간 및 경험의 확장을 위하여 첨단 미디어를 융합한다.
2000년대 초부터 미디어를 통한 인터랙티브 설치 작업을 선보이고 있는 오 미디어로 전환하게 된 계기나 시작점이 있다면 무엇이며 언제인가?
창근은 디지털 가상공간에서 소통의 문제를 고민하며 기술과 예술, 인간 간 소 1994년경 학부 때부터 전통적인 조소보다는 역동적인 영상과 음향의 도입에
통의 방식과 공감, 공유, 나눔의 의미를 탐색하며 작업하고 있다. 관심이 생겼다. 돌이켜보면 학부와 대학원 졸업 작품들도 지금의 미디어 작업
의 기초가 되는 아이디어들을 실험한 작업들이었다.
‘Rhythmic Motion’(2010)과 ‘Starry Motion’(2017) 작업에 대해 소개한다면?
‘Rhythmic Motion’은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음악과 영상 효과가 만들어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지는 작업이다. 화면 아래 8개의 원형 패턴들이 관객의 움직임을 감지하여 리 나의 웹사이트 주소이자 주요 아이디이기도 한 ‘artopera’는 인터랙티브 ‘아
듬감 있는 음향과 함께 움직이게 되는데, 관객이 음악에 따라 움직임을 다시 트’와 디지털 ‘오페라’의 융합 작업을 의미한다. 미술 전시와 공연예술인 음
만들면 영상과 음향이 변화하면서 재체험하게 되는 설치 작업이다. 그 연장선 악, 무용 등의 경계가 허물어진 총체적인 융합 작업에 오래전부터 관심을 가
상에 있는 영상 프로젝션 작업인 ‘Starry Motion’은 관객의 움직임을 3차원으 졌고 현재까지 이를 추구하고 있다. 또한 AI 시대에 가변적인 구동체(actua-
로 인식하여 흑백의 패턴이 별빛의 무리로 강하게 분출되는 것으로 상호작용 tor)로 구성된 로봇이 퍼포머로서 인간과 함께 전시장에서 공연도 하는 것들
을 시작한다. 카메라에 포착되는 관객의 동작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몸을 표 을 구상 중이다. 이 내용들은 지능형융합시스템전공 박사과정에서 연구해왔
상하는 꽃잎처럼 흩날리면서 색상의 파편들(particles)로 패턴화된다. 여기에 던 ‘Human-Robot Interaction’ 주제에서 기술적으로나 예술적으로도 심화
서도 관객은 동작을 바꿈과 동시에 피아노 음악을 몸으로 연주하게 된다. 화 시킬 예정이다.
면 가득한 패턴들은 ‘나는 지금 살아 움직이는 불꽃이면서 하나의 음악이다’
라는 듯 질서와 무질서를 오가며 운율을 이루어 움직인다.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영상 제작 및 설치, 감독을 맡았고 미디어 아트 작업
을 계속하고 있는 오창근 작가는 2019년 경인교육대학교 교수로 발령받았
이 작업들은 ‘2050 Future Scope’(2009)에서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포 으며, 지누지움의 미디어 아트 전시 기획을 맡아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착된 관람객의 이미지가 시공간을 벗어나 수동적인 참여자로 미술 작업에 참 협업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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