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7 - 2019년02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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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 컬럼
인물산수화 8폭중 4폭, 지본수묵담채, 55×30cm, 조선민화박물관 소장
2000년대의 민화는 전통기법의 전수와 계승이란 측면
그리고 새로운 시대적 정신을 담은 창조적 민화라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되어 전개되었다.
즉 당시의 민화 작가들은 전통민 화를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매체와 아방가르드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2000년대 공방소속 다양한 매체와 아방가르드한 면모를 보여주었다. 이에 대해 정병모는 2014
년, 7월호인 《월간민화》Start Message에서 “2000년대는 민화를 그리는 작
가가 대폭 늘어났는데, 이들은 단순히 모사만이 아닌 창의적인 작품으로 미술
민화작가들의 활동 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있다.
어떻든 우리가 이 시대에 주목해야 할 점은, 전승과 창작이 대립되어 갈등을
김용권(겸재정선미술관 관장) 느끼기도 했으나, 결국엔 슬기롭게 해쳐나가면서 명분을 갖춘 창작민화가 탄
생되기 시작했다. 창작민화 작가들은 민화 전승에만 머물지 않았다. 그들은 민
화가 지닌 주술성의 힘을 추출해 내고자하였으며, 민화 형식에 오늘날의 사건,
사고나 개인의 소망을 담는 작업을 선보이려 노력했다. 이른바 2000년대 민
2000년대는 화랑중심의 미술시장 체제가 국제 아트 페어 진출, 경매제도, 아 화 작가들은 민화의 조형적 요소보다는 정신적 요소에 더 집중하여 작업하였
트 펀드 등의 도입으로 다변화된 가운데, 부동산 투기 억제 정책과 맞물려 자 으며, 이로써 민화가 하나의 회화로서 풍부한 영역을 설정해갈 수 있는 자유
본이 부동산에서 미술품으로 이동하면서 미술품 가격이 급등하여 이상 과열 와 상상력을 보여주었다. 이를테면 민화에서 느껴지는 감동을 극대화시키기
현상을 보였다. 이와 같은 현상과 함께 2000년대는 전통미술의 현대적 계승 위해, 민화에 옻칠기법, 벽화기법, 천연안료기법 등 민화에 새로운 옷을 입히
이 이슈화됨에 따라 우리 민화계는 질적·양적인 면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 는 실험적인 작업을 시도하여 최선을 다하였다.
었다. 사실 이때부터 우리 민화의 진정한 현대성이 소생되었다고 할 것이다.
2000년대야 말로 그 동안 터부시되어 온 우리 민화가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 이상과 같이 2000년대 민화 작가들은 순수회화 작가들처럼 전통과 현대를
도 관심사가 되면서 큰 사랑을 받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그 경계를 지키면서 접목할 수 있을까 고민하였다. 그 결과 우리
가 고민하는 삶 즉, 현실생활에서 벌어지는 사건, 소망 등을 담아낼 수 있었으
한편, 2000년대의 민화는 전통기법의 전수와 계승이란 측면 그리고 새로운 며, 이로써 조선민화박물관, 한국민화작가협회, 한국정수문화예술원 등에서
시대적 정신을 담은 창조적 민화라는 두 가지 축으로 구분되어 전개되었다. 즉 실시한 공모전에서 큰 상도 받게 되었다.
당시의 민화 작가들은 전통민화를 따르면서도 한편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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