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2019년02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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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HERE #5 OVER THERE Wish-Human
칠하는 과정은 흐르는 것이고, 색이 덧입혀지는 것이 쌓이는 것이라면
정인숙 작가는 흘러가듯 색을 덧입힌 다음 흘려 내보내듯 사포질해서 쌓여
있는 색을 깎아내고 있기 때문에 나와 마찬가지로 변화를 이야기하는작가다.
OVER THERE Festival
OVER THERE 바람은 정인숙 작가의 장난기가 발동한 것 같다. 풋풋한 소년
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숨어있다. 세차게 바람이 부는 날 소년은 바람막이가 되
어 주려고 애쓰지만 역부족이다. 이런 소년의 등 뒤에서 소녀는 고마운 마음에
글 : 정인숙
감싸듯 소년을 안아주고 있다. 오히려 바람에 고마워할 판이다.
작품 OVER THERE Wish - Human은 분리된 세상을 그렸다. 분리되었기 때
문에 갈망은 더욱 커진다. 그런데 아우성치는 것은 저쪽일까? 이쪽일까? 분리 이유있는 바람
된 세상 저편이 현실인가? 이쪽이 현실인가? 사람의 눈은 앞을 바라보게 달렸 바람이 부는 것도
기 때문에 운명적으로 남의 떡이 커 보인다. 누가 누구를 부러워하는 것일까? 이유가 있다
남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나를 오롯이 객체화할 수 있을까? 수백 번 수천 봄은 바람으로 온다
번 덧칠하는 작업을 하면서 작가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무상무념의 세계에
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을까? 해탈의 경지라서 그런가? 작가는 재밌는 것들을 버리고
분리된 틀을 무겁지 않게 그려서 심각한 담론 논쟁을 회피한다. 화려한 색이 비로소 혼자일 때
조화를 이룬다. 마치 2~30대 젊은이들이 70년대 유행가에도 어색하지 않게 바람은 내게 온다.
노래에 맞춰 춤을 출 수 있는 다양성이 용광로처럼 넘쳐나는 클럽을 연상시킨
다. 이런 클럽에는 머리 허연 내가 가도 어색하지 않으리라. 나는 습관처럼
색이 덧입혀지는 과정을 추적하고 추억이 쌓이는 과정을 기억하며 시간이 누 자유로운 붓질로
적되는 과정을 그리는 정인숙 작가는 1989년에 이화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하 바람을 마주한다.
고 터키 아제르바이잔 문화사절단을 수행한 바 있고 오랜 시간 디자인 프로
젝트를 수행해 왔다. 미칠 듯한 정적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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