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전시가이드 2022년 08월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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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주왕산 전경, 58x134cm, 순지에 수묵담채, 2022

2022. 8. 18 – 8. 31 아트스페이스퀄리아 (T.02-379-4648, 평창동)

‘산로(山路)’
진희란 초대전

글 : 진희란 작가노트
‘산로山路’는 여정에서 본 길이다. 기억을 되새기기 위해 눈을 감고 떠올린다. 잔잔하게
남은 여정의 기억은 길을 따라 심산心山을 만들고 아련함이 가득찬다. 그 아련함은 시
간이 지날수록 뿌연 안개 속 빛처럼 희미함 속에 더욱 선명해진다.
산로를 따라 국내의 산천을 산행하며 느낀 자연의 변천과 순리, 경외감과 광활함 그리
고 그 속에 융화되어간 사람의 흔적과 세월을, 산수(심산)의 모습으로 빚어내어 다시
금 이야기한다.
국내의 산천은 화려하고 폭발적인 기세보다 구름안개와 울창한 삼림, 대체로 완만한
산세에 의한 고요하고 적막함이 주된 인상이다. 복잡하지 않고 차분한 이런 산의 기세
는 내가 바라는 바와 나의 성질과 닮아있다.

수묵의 차분한 채도와 대관산수의 큼직한 산세의 표현 그리고 동시에 오르내린 길과
이야기를 점경으로 표현할 수 있는 산수화는 나를 비춘我映 심산(心山)을 그릴 수 있
게 도와줬다.
삼각인수, 70x55cm, 순지에 수묵담채,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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