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2019년08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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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38.5×51.5cm, 수채, 2019 가회동 31번지(북촌), 36×48cm, 색연필, 2019
근정문(경복궁), 36×48cm, 색연필, 2019 남산타워, 73×117cm, 수채, 2018
글 : 이문자(전시가이드 편집장)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작가 양종석 되어지고 있다.
작가는 펜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수채화 물감이나 색연필을 이용해 작품을 완 '청계천'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는 우리도 모르는 시간에 분수가 솟아날
성한다. 뭔가 눈에 익숙한 듯하면서 마치 먼 시절 얘기인 것처럼 양종석 작가 것같은 긴장감과 정겨운 가족, 친구들의 모습, 그리고 나뭇잎 사이로 흐르는
의 작품에서는 낭만이 있고, 추억이 있고 역사가 있다. 물은 철부지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고 어른들의 쉼터가 됨을 느낄 수 있다.
“얼마전까지도 노숙인의 주간 쉼터 이었는데 어느새 장기판 마당놀이로 변하 “오늘은 어제와 내일의 연속선상의 영원함, 오늘도 영원속의 하루를 보내려고
고 그 주인공 들도 바뀌고 막걸리 냄새는 사라졌다.” “오늘은 어버이날 5월 8 한다.” '경복궁 근정전' 작품속에 기록되어 있는 메모의 하나이다.
일, 이 나이 먹도록 꽃 한번 가슴에 달아보지 못했다.”
멀리 보이는 '남산타워'와 '남산도서관'의 하늘은 맑고 푸르다. 빽빽한 빌딩사
자신의 독백인지, 어느 어르신의 하소연인지 모르지만 작가의 작품속에 기록 이로 아직 개발되지 않은 집들이 보이고 둘러쳐진 담장 안으로 텃밭이 보인
해 놓은 메모를 발견할 수 있다. 다.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사람이나 택배를 배달하기 위해 작업하는 사람까
지도 작품속에서 작게 표현되었지만 우리의 마음에는 다 읽혀지고 느껴진다.
인사동을 지나 청와대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가회동이 나온다. 아마도 서
울에서 우리 고유의 향기를 맛볼 수 있는 유일한 동네가 아닐까? 옆집과 옆집 나는 양종석 작가를 '감성을 전달하는 시인이자 역사를 기록하는 역사가'라
사이에 한옥의 정겨움이 담긴 담장과 처마까지도 섬세하게 표현되어지고 마 고 부르고 싶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감성이 있고, 애틋함이 있고, 추억이 있
치 사대부 양반집을 호기심있게 들여다 보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게 하는 정 다. 양종석 작가는 오늘도 붓을 들고 역사속에 오래 기억 될 우리의 추억을 그
겨운 풍경이다. 멀리 한복을 입은 학생들의 한가로운 모습도 실감나게 표현 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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