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2019년08월전시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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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known time  91×116,8cm  Acrylic on canvas  2019  Unknown time 91×116.8cm Acrylic on canvas 2018







            멸되는 것이 아니다 시간은 두껍다.일체의 기억과 흔적, 그리고 꿈과 기대가       별한 느낌을 주는 것은 무엇일까 ? 그것은 작가가 이야기하는 화면과 공간구
            층층이 주름 잡혀 있다.이 시간의 두께를 어떻게 가늠할까’ 라며 그 무한의 시     성의 복합적인 구성 때문이다. 공간을 분할하는 벽면 그 공간을 구별 짓는 컬
            간의 실체와 본질을 화폭에 시각적 언어로 기술하고자 하나 그것이 아득한 것       러의 차별성 그리고 화면을 배려하는 기본적인 원근법에서 이 컴포지션은 빛
            임을 인정하고 있다. 적어도 그녀에게 시간을 드러내는 가장 이상적인 기술은       을 발한다. 거리감을 충분히 느끼게 하는 모노톤의 벽면과 공간들 사이로 새
            복고적이며 한국적인 소재를 한 공간에 끌어들이며 비교하는 방법이 직접적         롭게 현실적인 공간을 암시하는 모던한 여성의 이미지들이 미완인 듯 편집되
            이고 설득력이 있었을 것이다.                                어 자리 잡고 있는 것 등은 분명 신선하다. 즉 이것은 현실과 상상, 시간과 공
                                                            간을 넘나들며 펼쳐지는 다양한 그녀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절묘한 스킬이다.
            조현애는 모던한 패션의 여인과 한국의 전통적인 한복에 올림머리를 한 여인        이 작품들 속에는 그녀와 그녀 자신의 흔적들과 기억들이 모여 하나의 퍼즐처
            을 환 화폭에 등장 시키면서 그 시간을 낯설게 대비 시킨다. 마치 조선시대 혜     럼 단층을 이루고 있다. 그녀를 에워싸고 있는 기억 속의 풍요로운 세계, 점차
            원의 풍속도나 미인도 속에서 존재하는 여인을 현대 여성과 오버랩 시키는         사라져가는 찰나들을 어떻게 붙잡을 수 있을까. 그녀는 이 물음에 대한 진지한
            꼴라주 풍의 기술이 그것이다. 이 서로 다른 이미지를 한 화면에 배치시킴으       답변을 하고 계속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그녀의 그림인 것이다.
            로 우리는 참 아득하고 멀리 있다고 생각되는 기억이, 시간을 넘어 공간을 초
            월하여 우리들의 눈앞에 실제 보이며 존재한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된다.        가장 효과적인 전달법? 이러한 고민은 모든 현대 예술가들이 수세기에 걸쳐
            물론 그것은 작가의 상상적 공간에서 펼쳐진다.                       오랫동안 고뇌한 화가들의 야망이기도 하다. 이러한 회화의 위대한 전통은 자
                                                            유로운 표현방식 속에서 의미와 전달, 새로움이라는 언어 방식으로 발전해
            조현애는 그림을 감상하는 이들에게 타임머신을 타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환         왔다. 우리는 그녀가 꿈꾸는 시간이라는 여인과 공간이라는 화폭과 마주하
            영을 현실적으로 드러내며 환기 시킬 것을 유도한다. 오랫동안 그녀는 여전        면서 시간은 순탄히 흐르는 강물과 같은 것이라는 것을 새삼 인정하게 된다.
            히 이미 지나간 과거의 시간과 현재 속으로 우리를 안내하기를 멈추지 않았        동시에 전혀 다른 시간과 공간에 존재하던 사물들이 그에게 이끌려 나오면 그
            다. 그 시간을 다룬 드라마에는 혜원 신윤복의 여자 주인공이고, 요즘 현대여      것이 시간으로 변모한다는 사실도 떠올린다. 그래서 예이츠가 “시인은 (뿐만
            성들도 함께 열연한다. 무대와 배경으로는 집도 있고 자동차도 있고 자전거        아니라 화가들까지도 )허가 받지 않은 입법자“라 명명했었을 것이다.
            를 타는 사람 등 다양하게 혼합되어 있다. 한복에 올림머리를 한 여인이 공통
            적으로 등장한다. 그 주변에는 갈대밭 ,시계, 때로는 자전거가 보이고 , 구름이    나는 조현애의 공간이 현실의 공간이 아닌 시간의 공간을 넘어 , 생각하게 하
            떠 있는 하늘에 거꾸로 선 집이 떠 있기도 하다. 이 시간의 부조화 장면들을 오    는 그림을 그리려 평생 노력 했던 르네 마그리트가 추구했던 초현실적 공간으
            히려 그녀는 시간 앞에서 즐기고 있다. 그렇다면 이 그림들이 우리들에게 특       로 활짝 꽃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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