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0 - 전시가이드 2020년 05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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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권의 아트스토리
겸재정선의 사문탈사도 26.2×32.3cm, 비단에 채색
겸재정선의 偉, 1459〜1508)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10점의 작품과 중국 명나라 때의 청록
산수화에 능했던 구영(仇英, 1494〜1552) 작가의 영향을 받은 8점의 작품, 그
사문탈사도(寺門脫蓑圖) 밖의 작가 미상의 작품 19점 등이 함께 장황되어 있다.
위 작품들 가운데 정선의 〈사문탈사도(寺門脫蓑圖, 비단에 채색, 32.5×26㎝)
글 : 김용권(겸재정선미술관 관장) 〉는 더욱 특별하게 주목하게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간송미술관 소장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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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탈사도(1741〜42년경, 비단에 채색, 33.1×21.2cm,)〉와 견주어 그간의 미
진했던 정선의 〈사문탈사도〉 연구의 많은 부분을 해소시켜 줄만 소중한 발
견이라 여겨지기 때문이다. 과연 정선의 〈사문탈사도〉에 등장하고 있는 인물
최근 오랜 기간 잠자고 있던 《10폭 백납병풍(百衲屛風, 420×190cm)》 한 틀이 은 누구이며 어느 사찰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것일까? 또한 정선은 어떤 의도
발견되어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10폭 백납병풍》에는 하나같 로 〈사문탈사도〉를 제작했으며 어느 계층에서 반복적으로 수용, 향유했을까?
이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할 42점의 작품이 함께 장황되어 있다. 이른바 《10폭
백납병풍》에는 겸재(謙齋) 정선(鄭敾, 1676〜1759)의 작품 7점을 비롯한 관 그동안 학자들은 이에 대한 질문을 풀기 위해, 겸재 정선의 또 다른 〈사문탈
아재(觀我齋) 조영석(趙榮祏, 1686〜1761), 남리(南里) 김두량(金斗樑, 1696 사도〉가 발견되기를 절실하게 기대해 왔다. 그런데 이렇게 뜻밖에도 또 다른
〜1763), 현재(玄齋) 심사정(沈師正, 1707〜1769), 죽리(竹里) 박동보(朴東普, 정선의 〈사문탈사도〉가 발견되어 등장인물, 장소, 제작 의도 등이 다음과 같
1665?〜1729이후?) 등의 조선후기의 쟁쟁한 대표 작가들의 작품들이 함께 이 밝혀졌다. 첫째 조식의 사문탈사 고사가 중심이 되고 이이의 사문탈사 고
장황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 명시대의 절파계의 거장 소선(小仙) 오위(吳 사가 덧붙여졌다는 주장이 더욱 분명해 졌다. 둘째 이번에 발견된 정선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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