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9 - 전시가이드 2020년 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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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윤  송선희_여_규방공예_65세, 15x10cm, etching+chine coole, 2018  황윤경 Net- l, 50×50cm, cement, mix materials, 2020




            에 대한 긍정적이며 애정 어린 시선을 담고자 한다. 색색의 지붕들, 꽃길과 그     려주고 싶은 마음을 표현하였다.”
            길에서 뛰어놀고 있는 강아지들과 밤하늘의 반짝이는 달과 별. 한가롭고 이국
            적인 마을풍경을 통해 바쁘게 움직이는 회색 빛 도시의 삶과는 대조되는 동화       홍 윤은 일상에서 흔하게 만나는 무수한 사물들을 드로잉한다. 그 드로잉을
            속의 마을풍경, 우리가 어린시절 신나게 뛰어놀았던 동심의 마을풍경과 함께        이용해 동판화의 에칭과 목판화의 우드인그레이빙 기법으로 파고 새기는 작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창문과 벽돌, 돌담과 지붕이 서로 모여      업을 한다. 드로잉하고 찍어내는 사물들은 일상의 공간에서 쉽게 접할 수 있
            집을 이루고 그 집들과 도로 계단이 모여 하나의 마을이 되듯이 각각의 집 조      는 컵, 사진기, 케찹병, 과자봉지, 모기향, 시금치 등 다양한 종류의 일상의 물
            각들이 모여 작품의 형태를 구성하고, 그 안에서 긁고 지워지고 다시 그려지       건들로 작업한다. 세월이 느껴지는 수동 카메라나 지인들의 사적인 공간인 냉
            는 것을 반복하면서 살아가는 삶의 모습을 표현하였다.                   장고 속 사물들을 모아 작업한 판화들은 나의 일상의 기억과 추억이 투영된
                                                            자화상의 역할을 한다.
            송인영은 회상(reminiscence)을 통해 자신의 기억을 점점 명확하게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자신의 회상과 식물의 회상과 관련지어 그 속에서       황윤경은 우리의 삶은 각기 다른 경험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 다른 형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기도 한다.                               로 흔적을 갖게 되고, 그 흔적들은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의 처음도
            단조롭고 소박해 보이는 식물의 모습 속에서 자신의 억눌렸던 감정을 밝은 에       나름 완벽한 모습으로 삶의 목적을 위해 존재하였다. 시작에서 끝으로 가는
            너지로 자유롭게 전환시키는 위로, 평온, 그리고 정화(catharsis)와 같은 감정  시간 흐름의 과정에서 여러 다른 모양과 현상으로 가시적 혹은 비가시적으로
            들을 갖게 하며 이것을 통해 정체되고 고민하는 삶 속에서 자기만의 색(각각       육체와 정신 속에서 크고 작은 흔적들을 필연적으로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의 경험)을 통해 나에게 주는 평안함과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다양한 색과       그 삶의 자취 속에서 보여지는 흔적들은 그들 자신의 기억이 되고, 추억이 되
            자유로운 움직임인 작가만의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기도 하며, 때론 타인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오수진은 포근하고 따뜻한 엄마 그러면서 언제나 안쓰럽고 애잔한 엄마의 모        흔적에 관한 기억은 때론 아프거나 슬픈 기억들도 있지만, 그 기억들은 시간
            습을 작품으로 표현 한다. 어느 순간 엄마가 되어 있는 자신,  자신의 엄마로부    의 양과 방향에 따라 추억, 치유와 용서, 교훈과 역사 등 다양한 형식으로 다
            터 받은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을 엄마의 주변의 사물들을 통해 받았고, 그 느      시 나타난다. 여러 대상의 다양한 형태의 흔적들을 마주하다 보면 그 대상 속
            낌을 판화와 회화로 표현해 내었다.                             에서 인간에 관한 삶의 이야기가 보인다. 그 이야기의 흔적은 끝으로 가기 위
            “나의 엄마와 내가 함께 했던 추억의 공간과 시간 그리고 사물들.. 이제 내가 내   한 과정이다.
            주변의 사물들로 내 엄마로부터 받은 사랑의 감정들을 다시 나의 딸에게 되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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