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0 - 전시가이드 2020년 9월호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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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Window1402, 80×116.5cm, Oil & Mixed media on canvas, 2014







                               2020. 9. 16 – 9. 21 인사아트센터 (T.02-736-1020, 인사동)









                                                        이질적인 공간으로 극명하게 구분 짓는다. 창을 경계로 외부에서 내부를 들
         WINDOW                                         여다보는 것은 훔쳐보기의 한 형태인 관음증이라 볼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으
                                                        로 내부에서 외부로 시선을 두는 것은, 갇힌 공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고독
        이명숙 개인전                                         한 인간의 심리를 은유한다.

        글 : 이명숙 작가노트                                    ‘나’라는 주체 속에는 바라봄과 보여짐이라는 두 개의 주체가 있다. 그래서 라
                                                        캉은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는 데카르트의 통합된 주체를 ‘나는 내가
                                                        생각하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 는 식으로 바꾼다. 바라보기만 하는 ‘나’가 아니
                                                                                       1)
        창을 통해서 세상을 보다.                                  라 보여짐을 당하는 ‘나’도 있다는 주체의 객관화이다.  메를로-퐁티가 가르쳐
        창은 벽에 다양한 형태의 틀로 공간을 비워놓은 것으로 공기와 빛의 통로이다.      준 길을 따라 우리가 규정해야 할 것은 응시가 시선에 앞서 존재한다는 점이
                                                                                            2)
        창 없는 건물을 마주하면 마침표 없는 문장처럼 답답함과 지루함을 느낀다.        다. 나는 한 곳만을 바라보지만 나는 모든 방향에서 보여진다.   라는 이론에
        창은 어떤 한 공간을 벽과 창을 중심축으로 나뉘어, 안과 밖이라는 상반되고       서 우리는 스스로 주체인 동시에 객체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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