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전시가이드8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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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 54 65.2x50cm Oil on canvas 2020 Love 47 72.7x53cm Oil on canvas 2018
Love 39 72.7x53cm Oil on canvas 2017 Love 63 53x41cm Oil on canvas 2020
문이다. 미술은 태고적부터 무엇인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본능적으로 나 화에 이르는 영역에서 경험적 지각이나, 인식 일반에 관한 총괄적인 출산적
타냈고 감성을 발달시킨 것도 미술이다.」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구상력(構想力)으로 현재의 양식(樣式)으로 안주하게 되었다. 그로 인해 이전
의 경험적인 과정을 벗어나 산출적(産出的) 구상력의 활동은 훨씬 강하게 증
이러한 창조적 표상을 얻어내기 위해서는 인스피레이션이 절대적으로 요구 대되었다. 특히 선면을 강조하고 있는 꽃 정물의 배면은 변천과정에서 정착하
되는 것이며 천재적인 발상으로 예지력을 발휘하여야만 가능하다. 기억으로 고 있는 구성력으로서 꽃 형상이 정물로서의 표출이 아니라 선, 면, 색의 3대
부터 나타나는 번뜩임은 순간적으로 머리를 스쳐 지나가기 때문에 세심한 관 요소가 추상적으로 표현된 회화인 것이다.
찰에 의해 기록으로 남기거나 그림으로 남기는 방법이 중요하다. 보통 사람들
이 쉽게 간과하기 쉬운 사물을 홍승욱의 세심한 관찰력은 나날이 일기장에 기 추상이란 어떤 형상 속에 또 다른 상을 추출한다고 볼 수 있는데 홍승욱은 동
록하듯이 기억상으로 존재하고 있어서 그것이 표상(表象)으로 작용해 왔다. 백꽃에서 강렬한 선을, 그리고 화면(畵面)에서 색면을, 그리고 배면에 인간의
다양한 삶의 형상을 표현함으로써 수 많은 생명체들이 구상되고 있으며 실물
창조적 역할이 되었던 세잔을 선호했던 취향에서 피카소의 기하학적 도상에 체의 구체적인 형상을 단순화하여 독특한 개성미를 표출하고 있다. 이러한 추
관심을 가지면서 생긴 즉발적인 계기 현상이었으며, 홍승욱 자신만의 창조적 출형식은 추상성을 근원으로 한 하나의 사상을 정립한 조형요소로써 자신만
체험으로써 자기 변혁의 전환점이 되었다. 그러나 발단은 세잔에서 피카소라 의 회화적 사상을 자유롭게 포괄적으로 표현해냈다고 할 수 있다.
는 단계적 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지만, 기존의 정상(情狀)에 머물지
않고 이론화를 시도하면서 표상의 상보관계(相補關係)를 정립하고 자각적인 이러한 홍승욱의 심미의식은 ① 이성과 지혜, ② 사물을 분별·이해하는 슬기
정보를 이지적 사유 속에서 감성적, 정동적(情動的) 회화로 완성하기 위해 기 로써 경험적 과정에서 쌓은 많은 총괄성에서 기억상의 통합으로 바꾸어 버리
하학적 선 묘사로 형체를 단순화시키게 되었던 것이다. 려고 한 현상학적(現象學的) 성찰(省察)이 아닐 수 없다. 풍경화론적인 구성이
나 큐비즘적인 체험적 구상력에서 의식영역의 배후에까지 화의(畵意)가 다양
이렇게 해서 개념을 순수하게 재생산적인 성향에 의해 표출하고, 필연적인 개 하게 분배된 홍승욱만의 개성표출의 시도였다. 이것은 감관지각(感官知覺)에
성적 상을 만들어 냄으로써 직관이나 표시기능의 영역에 있어서의 제한이 성 의해 뇌 안에 존재하는 수 많은 기억상의 유의미, 무의미의 흔적이나 잠재적
립되지 않는 무한한 잠재력을 입증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구상회화와 추상회 인 표상의 표출 결과라고 단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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