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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조선선비, 270×170cm, 자연채색+혼합재료, 2020










                                  2020. 8. 26 – 9. 1 갤러리H T.02-735-3367, 인사동)






                                                        내려 과수원 길 옆을 한참 걸었던 향긋했던 기억, 다시 한번 눈을 감고 팔 벌려
         14회 개인전                                        숨을 마시면 바람 곁에 흔들리는 이파리며 상긋하게 코 끝 속을 스미던 과일

        默堂 朴炳培                                          향까지 느껴지던,,,, 그리는 내내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 꽃이 활짝 폈네~ 를
                                                        흥얼거리며 그린 작품이다. 작품 속 밭 부분은 다소 단순해 보이지 않도록 하
                                                        기 위해 작은 점을 여러 번 많이 찍어서 아련히 떠오르는 향수가 짙게 느껴지
        글 : 박병배 작가노트                                    도록 그렸다. 수박서리라는 제목의 작품은 어린 시절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봤
                                                        을 장면인데 여름날 유달리 시원하던 시냇가서 실컷 물장구치며 송사리 잡고
                                                        놀다가 지쳐 마침 원두막을 지키시던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우신 틈을 다 수박
        조선 선비(文官)와 조선의 장군(武官) 연작은 선비들의 갓과 장군들이 전립(
                                                        서리하러 밭에 들어서자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낮잠 자던 검둥이가 귀를 쫑긋
        氈笠)의 질감이 자연 채색과 조화가 잘 된다는 점에 착안하여 정치가들의 이
                                                        세우며 두리번거리던 모습이 떠올라 웃음 나던, 아련히 떠오르는 추억을 그렸
        중적인, 선하고 근엄함 뒤에 가려진 마치 가면을 쓴 듯한 모습을 풍자해 그린
                                                        니다. 숨겨진 계절 작품은 누구에게나 자신의 삶이 꽃길이길 바라며 살아가는
        거고 과수원 길이란 작품은 초등학교 입학쯤 여름 성경하계수련회를 목사님
                                                        동안 더러는 덮이고 지워지면서 묻혔던 꿈과 희망이 다시 피어나길 바라는 우
        고향이 사리 어디쯤이었던 것 같은데 그 당시는 교통이 불편해 마을 어귀쯤서
                                                        리의 삶을 표현해보았다. 무상법문(無常法門)이라는 연작 중 특히 이제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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