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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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철 컬럼
빛속의 가을 72.7x91cm 우표 mixed media on canvas
유필근의 만의 우표 – 작가 자신(自身)의 작품(作品)을 프린팅한 우표 – 를 제작 주문(製
作注文)하여 작품에 응용(應用)하고 있다. 작가 유필근의 작품세계(作品世界)
우표를 오브제로 하는 숭고한 는 매우 광범위(廣範圍)해서 한마디로 그 장르를 특정(特定)하기가 용이(容
易)하지는 않다. 그것은 추상(抽象)과 구상(具象), 인상주의(印象主義)와 표현
생명사상(生命思想)의 시각화 주의(表現主義), 팝아트, 옵아트의 범위(範圍)에 들기도 하지만, 사군자(四君
子)를 비롯하여 산수(山水)와 화조(花鳥), 동물(動物)은 물론이고 문인화(文人
畵) 인물 풍경(風景) 등의 광범위(廣範圍)한 공간 사물(空簡事物)들을 오브제
(視覺化) 로 설정(設定)할 뿐만 아니라 상징(象徵), 은유(隱喩) 등 문학적(文學的)인 감
성(感性)의 시그널도 보이며, 캔버스, 하드보드, 패널, 화선지(畵宣紙) 등 영역(
박종철 (미술평론, 칼럼니스트, KCAA대표) 營域)을 초월(超越)한 화재(畫材)를 사용하며 미술사(美術史)의 어느 항목(項
目)과 지역, 장르에서 머무르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편, 작가는 ‘평등(
平等)하고 아름다운 삶과 행복(幸福)을 동반한 생명사상(生命思想)을 지향(志
중국의 고대 철학사상(哲學思想)인 음양오행(陰陽五行)과 슈바이처의 생명 向)함이 지구촌(地球村)을 유토피아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主張)하
사상(生命思想)은 어쩌면, 초자연성(超自然性)과 인간(人間), 동물(動物), 그리 며 바람직한 생명사상의 요소(要素)를 사유(思惟)하고... 복합적(複合的)인 이
고 식물(植物)의 대등한 생명 성(生命性)의 대위법적(對位法的)인 정점(頂點) 미지를 표출(表出)시켜간다. 이러한 테마는 결과적(結果的)으로 유필근을 동
에서 상호작용(相互作用)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음양오 (東), 서(西)를 초월(超越)하는 월드와이드아티스트로 칭하는데 망설임이 없
행(陰陽五行)의 근원은 샤머니즘과 연계(連啟)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유추(類 게 한다. 작품에 따라 리얼리즘도 엿보이나, 묘사(描寫)에만 치우치며 구성
推)할 수 있다. 오늘 날 눈부신 기계문명(機械文明)의 발달로 현대인(現代人) 적(構成的)인 구도(構圖)가 없는 범속(凡俗)한 컴언플레이스리얼리즘(com-
들의 일상(日常)은 안락감(安樂感)에 취해 있으며 휴머니즘을 망각(忘却)하고 monplace realism)과는 멀찍이 거리를 둔다. 아니, 거리가 생긴다. 그것은 비
있다. 그러한 휴머니즘의 쇠퇴(衰退)는 개인적이고 이기적(利己的)이며, 자본 록, 사실적(寫實的)인 바탕의 형상(形象)일지라도 우표라는 오브제가 갖는 단
주의(資本主義)의 극단과 함께 상호 불신(相互不信)과 불통을 가져올 수 있으 순(單純) 기하형(幾何形)과 직, 곡선의 기하, 자유곡선적(自由曲線的)인 조형
며 온라인 시대의 발흥(勃興)과 함께 인간경시(人間輕視)의 사상이 만연(蔓 적 패턴으로 배치(配置), 배열(配列)되며 비구상(非具象)의 형상을 취하고, 이
延)하는 원인을 낳고 있다. 이러한 세태(世態)는 인간들의 생활과 교류(交流) 로 인한 시각적(視覺的)인 통일성(統一性)과 조화감(調和感)이 발현(發現)되
에서 소위 ‘손편지’ - 손으로 직접 쓰고 봉합(封合)하여 우표(郵票)를 붙이는 편 기 때문이다. 이는 동, 서의 지역(地域)과 이념(理念)을 초월(超越)하는 미학사
지(便紙) – 를 사라지게 하고 있다. 구태여 covid-19가 아니더라도 온라인 시대 상(美學思想)으로서 컴언플레이스리얼리즘과는 무관(無關)하며 이러한 화면
의 메커니즘으로 대면 교류(對面交流)는 차츰 잦아들고 있는 실정(實情)이다. 상(畫面上)의 종합적(綜合的)인 형상성은 조형적(造形的)인 앙상블을 이루는
데 근간(根幹)과 초석(礎石)이 되고있다.
수필가(隨筆家) 겸 작가(作家)인 유필근은 수 십년(數十年) 전부터 우표를 수
집(收集)해왔으며, 우연히 다량(多量)의 우표를 정리(整理)하다가... ‘작품에 응 유필근은 국수주의자(國守主義者)는 아니지만, 애국심(愛國心)을 작품에 상
용(應用)하면 어떨까’라는 데서 출발(出發)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때로는 나 징적(象徵的)으로 표상화(表象化) 하는 것을 주저(躊躇)하지 않는다.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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