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전시가이드 2021년 12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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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컬럼


         공동체의 공유된 가치인 커먼즈(COMMONS)와 닮은


        요요진(YOYOJIN) 작가의 공동체 기반 공유에 대한 사유


        글 : 이주연 (경인교육대학교 교수)

























          Self-Portrait_acrylic & marker on canvas_145.0×336.0㎝_2020


        요요진 작가를 지칭하는 명칭은 많으나 멀티미디어 아티스트로 부르는 것          중심은 드로잉과 회화 작업이지만, 이를 기반으로 다양하게 적용하려 한다.
        이  정확하겠다.  2010년  UNESCO를  통해  아프리카  잠비아에  파견되어  문  잠비아의 첫 개인전 때 존재에 대한 고찰을 VR로 전시했고, ‘Zer01ne’ 플랫폼
        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2019년 다시 귀국하였다. ‘URBAN BREAK   에서는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내 안의 가치가 세상에 발현되
        2021’(2021.07.28.-08.01. COEX)에서 작가를 만났는데, 즉석에서 벽면에 라  는 순간이라고 생각해서 소리를 증폭하는 설치 작업을 했다. 최근 개인전에서
        이브 스피드 드로잉 퍼포먼스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작가는 미술을        는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을 활용한 NFT(Non-Fungible Tokens)의 등
        전공하지 않았으나 청소년을 위한 교육 방법의 하나로 그림을 그려왔다. 그가       장과 실체/비실체의 가치를 논하기 위해 AR 작업을 했다. 작가로서 다양한 매
        다루는 주제는 사랑, 평화, 평등, 모두를 위한 예술의 향유 등이 균등한 접근과    체의 활용은 개념의 확장과 더불어 관객들에게도 큰 재미를 준다. NFT의 경
        사용,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공동체의 공유된 가치인 커먼즈(COMMONS)       우 새로운 플랫폼들과 프로젝트들도 많이 생기고 있지만 작가로서 작업을 어
        와 닮아 있다.                                        떻게 선보일지 고민 중이다. NFT가 미술시장만을 겨냥해서 성장한다고 생각
                                                        하지 않는다. NFT, Clubhouse 등을 통해 이렇게 알려지기까지 작가들과 작
        캐릭터 작업에 대해 이야기해달라.                              품들의 역할이 있었고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활성화될 것이
                                                        기 때문에 이 분야는 계속적으로 연구될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는 그림 안
        초등학교 시절 얼굴이 빨갛고 통통했는데 친구가 나를 닮은 토마토 캐릭터를        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기법과 표현에 더 집중한다.
        그려주었다. 덕분에 친구들이 여우, 호박, 배추 등 각자의 캐릭터를 갖게 되어
        이것으로 소통하곤 했다. 나 또한 친구들의 캐릭터를 가지고 작업을 했는데 이      평화, 사랑, 인류애 등의 대주제 중 현재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무엇인가?
        때 두들(doodle) 작업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이후 지속적으로 작업하면서
        움직이는 캐릭터까지 작업의 영역을 넓혔다. 캐릭터는 상황을 연출하거나 뉘        평화와 사랑이라는 단어의 단순 나열보다는 좀 더 와닿는 것이 무언인지 현재
        앙스를 형성하기 때문에 메시지 전달에 큰 도움이 된다. 캐릭터의 형태와 기       도 탐색 중이다. 최근 ‘포옹’이 행동으로 옮겨지기까지의 심리적, 환경적 요인
        법으로 무엇을 왜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그 메시지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들을 말하고자 ‘어색한 포옹’ 작업을 했는데, 여기에는 포옹을 기다리는 한 캐
        주고 내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늘 생각한다. 관객들은 여기에 새로운 해       릭터가 등장한다. 종교, 정치, 빈부의 격차 등 장벽을 허물고 서로를 편견 없
        석을 더하고 작가는 다시 여기에서 또 다른 새로움을 발견하기 때문에 깊이와       이 포옹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가를 고민한다. 사랑과 평화를 직접적으로
        이야기가 풍부해지게 된다. 나로 인해 형태와 의미를 부여받은 이 캐릭터들을       말하지 않지만 ‘어색한 포옹’이라는 제목 안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랑과 평
        통해 내가 경험하고 해석한 세계를 이야기하려 하고자 한다. 우리가 의도치        화에 대한 화두는 무궁무진하다. 사랑, 평화, 인류애의 정의도 공간, 문화, 처
        않게 이 세상에 존재하게 되었듯 이 캐릭터들도 그렇게 존재하게 되었다고 생       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거창하게 들리겠지만 작품을 통해 내
        각하기 때문에 현재 작업 중인 캐릭터가 어떤 존재인지 정의내리지는 않는다.       가 가진 나만의 좋은 에너지를 남들과 공유하고 앞으로도 많이 고민하고 남
                                                        들과 나누려 한다.
        다양한 매체와 방법 중 작가가 추구하는 주제에 더 적절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목적과 과정, 결과까지 커먼즈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다. 공유에 관심을 가
                                                        진 작가로서 미술에서 공유는 어떻게 제안되어야 한다고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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