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6 - 전시가이드 2021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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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2021. 7. 1 – 7. 30 도화헌미술관  (T.061-832-1333, 고흥)





        자연의 자리 미술의 자리                                   연이 우리에게 선사하는 다양한 측면에서의 환경을 어떻게 미술로 수용할 것
                                                        인가의 문제를 의미하기도 한다.
                                                        환경으로서의 자연을 받아들이는 미술적 태도는 그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자
                                                        연 친화적인 생태학적 공존의 문제일 수도 있고, 순수하게 미술 자체의 자리
                                                        를 생각하는 미학적 시선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를테면, 단순히 미술
        글 :서길헌(미술비평, 조형예술학박사)
                                                        이 놓이거나 설치되는 자리로서 특수하게 준비된 장소인 갤러리라는 공간의
                                                        한계를 넘어서, 미술이 자리하는 보다 더 넓고 열린 의미로서의 공간인 자연
        갈수록 현실이 가상으로 치닫는 현대의 환경에서 미술의 자리는 어디인가?         에 대한 합리적인 공존의 자세를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물음은 “미술이 살아가는 자리는 어디인가”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서, “
        자연 속에 미술은 별도의 고치를 짓고 고립될 것인가, 아니면 함께 어울려 공      미술과 자연에 대한 이러한 문제의식을 지니고 우리는 특별히 한반도 남쪽 고
        존할 것인가, 자연 속에 살아있는 언어로서의 미술의 자리는 어디인가”라는        흥반도의 끝자락 바닷가에 자리하는 시골 폐교 미술관인 <도화헌>이라는 독
        지극히 자연스러운 질문으로부터 시작한다.                          특한 장소를 중심으로 각자의 전망을 펼쳐보고자 한다. 아울러, <도화헌미술
                                                        관>이 지향하는 “생활친화적 문화공간”이라는 방향성은 우리가 닿고자 하는
        자연 속에 살아가는 미술가는 자연에 대해 중립적이거나 무관심할 수 없다.        전시의 주제인 “자연의 자리 미술의 자리”와 적절하게 부합하는 여러 의미에
        그러므로 자신을 둘러싼 세계이자, 자신과 한 몸인 환경으로서의 자연을 미술       서의 맥락을 우리에게 제공해 줄 것이다. 경우에 따라 우리는 이 지역에서 살
        가로서의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작품으로 수용할 것인가? 그것은        아가는 분들을 초대하여 서로 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귀한 시간을 통해 자
        단순히 겉으로만 드러나는 자연의 외관을 그대로 모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       연에 대한 살아 숨쉬는 시선을 접할 수 있는 자리 또한 가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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