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전시가이드 2021년 07월 이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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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보는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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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6. 8 – 8. 8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 (T.02-2124-8926, 서소문)
기후미술관
나비들의 생존을 돕는 집이다. 미술관 옥상에 세워지는 <B-플렉스>는 전시
우리 집의 생애 일정과 관람객의 유무와 별개로 새들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기 시작하는 봄
부터 야생벌들이 꽃가루를 모으고 월동 준비를 마치는 초가을까지 설치된다.
벌, 새, 나비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관람객의 방문은 제한되며 미술
관 마당에 준비된 망원경과 CCTV 화면으로 관람한다. <비극의 오이코스>, <
글 : 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집의 체계: 짓는 집-부수는 집>, <B-플렉스>, 이런 집들은 실상 사람을 포함
한 모든 생명체의 집들이다. 이런 세 개의 집의 접점에는 작가, 활동가, 과학자
사람이 사는 집, 그리고 모든 사물과 생명체의 집. 살림집과 지구의 생태계는 들이 바다 사막화, 빙하 소실, 해수면 상승, 자원 착취, 폐기물 식민주의, 부동
오이코스라는 같은 어원을 가진 우리의 집이다. 산 논리의 환경 폐해 등 생태문명의 위기에 대해 이야기한다.
《기후미술관》에는 세 개의 집이 전시된다. 첫 번째 집은 기후변화로 죽어가는 기후위기는 매 순간 급박해지며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오이코스, 지구의 생태계다. 한라산에서 백두대간까지 집단 고사하는 침엽수. 기후변화 양상은 세계 평균의 약 2.5배의 속도로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서식지를 잃고 아사한 동물. 플라스틱으로 오염되는 바다. 홍수, 산불, 이상기 서 기후위기에 관한 전시는 시의적절하면서도 그 자체가 탄소배출 행위이기
온으로 이어지는 남극과 북극의 해빙, 에너지 사용이 급증하는 데이터 센터. 에 매우 불편하다. 《기후미술관》은 이런 모순을 대면하며 기후위기 상황에서
이것들을 고사목과 박제 동물, 영상을 통해 기후변화를 미술관에서 간접 체험 예술을 위한 ‘집’을 접근한다. 전시 그래픽, 전시 공간, 웹사이트에 이르기까지
한다. 두 번째 집은 짓고 부수는 사람의 주택이다.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40% 가벽, 전시대, 페인트, 시트지, 인쇄물, 잉크까지, 폐기물과 에너지 사용을 최
가 건설 산업에 기인하는 만큼 근대기 이후 우리나라의 살림집과 일상생활에 대한 줄이고, 이면지, 모듈형 벽체, 버려진 액자, 중고 노트북 등 재사용과 재
사용되는 사물의 생애주기를 보여준다. 《기후미술관》의 세 번째 집은 벌, 새, 활용을 원칙으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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